대만관광객들이 항공기 이륙 전 기내에서 한국 부채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만관광객 120명을 태우고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돌아가는 ‘가상 출국여행’이 지난 19일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는 지난 19일 대만관광객 120명을 대상으로 ‘제주상공 회항 상품’ 행사를 진행했다고 20일 밝혔다. 제주상공 회항 상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여행을 희망하는 국가의 상공을 돈 뒤 다시 본국으로 회항하는 상품이다.
대만 관광객들은 이날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서 출발해 오후 1시10분께 제주 상공에 도착한 뒤 20분간 제주 상공을 선회했다. 출국 전 대기실에서는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놀이체험과 제주관광설명회, 출항선포식 등이 진행됐으며, 기내에서는 제주상공 관람과 기념엽서 작성, 제주 사투리 배우기 등의 이벤트가 펼쳐졌다. 해당 항공기는 출발 3시간30분 만인 이날 오후 3시 타오위안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회항하는 상품을 구매한 대만관광객들이 기내식으로 나온 ‘치맥(치킨+맥주)’을 먹고 있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만 여행사 이지플라이와 대만 항공사 타이거에어가 공동으로 내놓은 제주상공 회항 상품은 지난 11일 출시 4분 만에 완판되는 등 대만 관광객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이번 상품에는 또 코로나19 극복 후 한국과 대만의 관광교류가 재개되는 시점부터 1년 이내 사용할 수 있는 방한 왕복항공권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2,000타이완달러(8만원 상당)를 추가하면 호텔 1박 숙박권도 구매할 수 있어 해외여행이 재개된 후에는 실제 방한 수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가 대만 현지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518명)의 82%는 코로나19 안정 이후 해외여행을 희망하고 있으며, 1순위 방문 희망국으로 한국(71%)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는 코로나19 등 현지사정을 고려해 대만과 싱가포르 등 한류 열풍이 부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가상 출국여행 상품을 추가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해외여행에 대한 갈증이 날로 높아만 가는 가운데 항공편 체험상품을 통해 ‘출국’과 ‘기내’를 체험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확인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관광시장이 침체해 있지만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관광시장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제주도 상공을 선회하는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들이 대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제주도 사투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