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면 주가 추락?…기업가치에 갈린다

기업분할 LG화학·대림산업 등
대부분 '단기조정' 패턴 보이지만
KCC·제이콘텐트리는 발표뒤 쑥
분할작업 목적따라 주가 차별화
사업역량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이 주가에 악재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제이콘텐트리(036420)는 드라마 사업부를 물적분할한다고 밝힌 후 7거래일간 14.85% 상승했다. 드라마 사업부가 전문화돼 콘텐츠 제작·유통 사업을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달 17일 물적 분할을 통해 주력 사업이 ‘실리콘’임을 피력한 KCC는 공시 당일 7.12% 뛰었다.

다만 분할 기업의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받은 면도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 분할만으로 주가가 결정됐다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조사대상 37곳 중 17개 기업이 2~3월 분할 공시를 냈다. 해당 기간은 증시가 저점을 다졌던 기간으로 이들도 전반적 하락 추세에 벗어나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분할 작업을 마무리한 24곳 중 12곳의 분할 기일이 4~5월이었는데, 이는 국내 증시가 기운을 회복하면서 상승세를 탔던 시기다.

결국 기업분할 자체로 주가의 향방을 예측하기보다 분할 동기가 사업의 역량을 증대시키기 위한 것인지 따져보는 것이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정무권 국민대 경영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인적분할을 공시한 상장사의 주가는 3개월과 1년 뒤 각각 8.72%, 19.06%씩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은 인적분할이더라도 목적에 따라 상승 폭이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사업 전문화를 목적으로 사업부를 떼어낸 기업의 주가는 반등했지만, 지주사회사 체제 전환 목적의 인적분할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높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정 교수는 “사업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단행한 인적분할은 주주 가치 증대에 도움이 되고, (기업가치에 변화가 없는) 물적분할은 주가에 영향이 미미한 게 일반적 경향”이라며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는 결정인지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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