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을 결정한 후 LG화학(051910)의 주가가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21일 오전 9시 30분 기준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4.05% 하락한 63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LG화학은 63만5,000원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LG화학은 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이틀 연속 5%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LG화학이 긴급 컨퍼런스콜을 개최해 지배력을 70% 이상 유지할 것을 약속하고 증권업계에서 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며 지난 18일에는 3.26% 강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소액 투자자를 중심으로 ‘배터리 사업부’에 대한 간접 지배,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질 않으면서 이날 64만원 아래까지 밀렸다. 배터리 사업에 대한 성장성이 인정받아 주가가 올랐는데 배터리 사업이 제외되면 LG화학은 단순한 석유화학기업으로 전락해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실제로 증권업계는 LG화학 기업가치 중 60% 안팎을 배터리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다. 60%를 차지하는 사업이 자회사로 빠져나가게 되면 아무리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LG화학에 반영되는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할인될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것이 개인의 생각이다.
개인의 우려와 달리 증권사들은 배터리 사업부 분사를 호재로 파악하고 있다. 물적분할 이후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면 배터리 부문의 가치가 더 크게 올라 주주가치 할인 우려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장 후 자금조달에 따른 외형 확대, 경쟁사인 CATL 만큼의 밸류에이션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율 희석 요인은 크지 않고 상장 이후 기업 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달 30일로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분할 결정은 주주총회 특별의결사항으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총발행 주식 수의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배터리 사업 분할 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개인 주주들이 예상외의 단결력을 보여주거나 국민연금의 선택 등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