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 번 다녀왔습니다' 이민정 "다시 세트집으로 가야 할 것 같아요"

사진=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스타성도 있고, 연기도 잘 하지만 ‘대박’과는 인연이 없는 듯 했던 이민정에게 드디어 대표작이 나타났다. 지난주 종영한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그는 데뷔 이래 가장 높은 시청률, 가장 많은 호평을 이끌어내며 흥행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갈등, 이혼부터 재결합까지 약 1년여간 송나희로 살며 그는 남들은 10년 겪을 우여곡절을 차례차례 거쳤다.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서일까, 아내이며 엄마이자 며느리인 그의 표현은 드라마 속에서 늘 따뜻했고 즐거워보였다. 그 들뜨고 행복한 감정은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에도 빼곡히 남아 있었다.

Q. 작품을 끝낸 소감은?

-오랜만에 긴 호흡의 촬영을 하다 보니 완급조절과 건강관리를 해야 했고, 미니시리즈와 달리 여러분들과 함께하며 만들어지는 것이 많아서 재미있기도 했어요. 오랜시간 촬영해서 그런지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세트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네요.

Q. 송나희에게 끌렸던 이유는?

-미니시리즈나 멜로드라마는 시청 층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가족들이 다 같이 할 수 있는 이야기에 모두 함께 볼 수 있는 훈훈하고 따뜻한, ‘그대 웃어요’ 같은 드라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출연했어요. 송나희는 똘똘하고 완벽주의자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은근 허당 캐릭터거든요. 그런 지점이 규진이와 맞아 떨어지면서 좌충우돌하는 스토리가 재미있기도 했어요.

Q. 캐릭터는 어떤 면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나.

-감독님은 ‘직설적이고 막 나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셨고, 작가님은 ‘맘고생하는 부모를 생각해 이혼도 말 못하고 끙끙 앓을 정도로 첫째같은 중압감을 가진 자식’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런 두 분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잡아 나갔어요.

이혼을 했던 상대에게 다시 로맨스 감정을 갖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쉽게 공감이 되지 않았어요. 규진이 힘들 때마다 챙기는 모습에서 그녀 안에 자신도 느끼지 못한 사랑이 여전히 남아 있었던 것 같아요. 자존심 강한 송나희라 애써 부정했던 감정이 나중에 폭발하게 됐고, 그 덕분에 재결합을 결심하게 됐다고 이해했어요.

Q. 실제 자신과 싱크로율은?

-저도 제 자신을 타이트하게 만드는 면이 있긴해요. 다하지 않아도 되는데 해서 일을 만드는 스타일, 이왕 시작했으면 끝까지 잘해내고 싶고 그런 부분이 나를 피곤하게 하는게 비슷해요. 공감 가는 부분은 육아와 일을 모두 해야 하는데 부부가 서로 존중하며 철저히 분담하는 부분이었고,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은 시어머니가 옷을 선물해 주셨을 때 어머니한테 상처를 주는 부분이었어요. 저라면 ‘잘 입을게요’ 하고 받았겠죠.


Q. 송나희를 연기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주말극은 오케스트라처럼 내가 나왔다가 쉬었다가 하는 완급조절을 해야 해요. 미니시리즈가 3개월 내내 나만 팔로우 되는 느낌이라면 주말극은 내 스토리가 중심일 때와 빠져야 할 때에 대한 지점을 계산해야 하거든요. 초반에 좀 힘들었는데 촬영 하면서 몸에 익었어요.


행복한 순간도 기억나는데 재미있게 봐준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즐거웠어요, 재밌어요’라는 반응들, 주변사람들이 보고 ‘마음이 따뜻하더라, 너무 좋더라’ 이런 이야기를 해주실 때 많이 행복했어요.

Q. 기억나는 명장면과 명대사가 있다면?

명대사는 “내가 이세상 마지막 네 편이 되어줄게.” 규진이가 예전 프로포즈했을때 했던 대사거든요. 이 말을 나희가 재결합할 때 자기가 이야기한 것은 캐릭터에 잘 맞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내 편’이라는 단어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명장면으로는 엄마에게 유산 이야기를 했던 신이 생각나요. 사실 저도 엄마께 속 이야기를 잘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엄마가 힘들까봐 말을 못했다는 감정에 공감이 됐어요. 또 유산 때문에 힘들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임신 됐다는 것을 알게 됐던 장면, 얼마나 벅찰까 하는 생각에 감정적으로 몰입했던 기억이 나요.

Q. 파트너 이상엽과의 연기호흡은?

-초반부터 싸웠던 장면들이 너무 많았어요. 배우들에게 모든 연기가 어렵겠지만 싸우는 연기는 감정이 올라가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에 합을 많이 맞춰봐야 더 편하게 나와요. 그런데 감정이 쌓이는 과정 없이 처음부터 싸우기 시작해서 어려웠는데 지나보니 기억에도 남고, 어려운 연기로 첫 스타트를 끊어서인지 그 이후의 연기 호흡이 한결 쉬워지긴 했어요.

이상엽과는 가장 많은 장면을 함께 연기해야 했기에 서로 의지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평상시나 연기할 때나 능청스럽고 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로맨스 연기할 때 합이 잘 맞았죠. ‘나규커플’이라는 애칭도 붙여 주고, 두 사람 얼굴이 많이 닮아서 함께 나오는 모습이 기분 좋고 편안하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그런 이야기 들으면 기분 좋죠.


Q. 출연 배우들이 상당히 많다. 현장 분위기는?

-모두 가족 같았어요. 선생님들은 배려해주셨고, 친분이 있던 오윤아 언니는 말할 것도 없이 좋았고요. 정말 김밥집 친구들까지 전부 다 성격이 둥글둥글해서 좋았어요. 대기실을 모두 같이 쓰는데 그러면 12시간을 함께 있게 돼요. 일반적으로 대사를 맞춰볼 때 아니면 대기 중에 혼자 있게 되는데, 이 드라마를 하는 동안은 같이 웃고 떠들고 음식 나눠먹는 분위기였어요.

보통 드라마를 하면 살이 빠져야 되는데 이 작품에서는 같이 어울려 먹다보니 살이 쪄서 고민일 정도였죠. 오죽하면 감독님께서 “그만 떠들고 촬영하자”고 하실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Q. 이번 작품을 끝내고 느낀 자신의 강점은?

오랫동안 작품활동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데뷔도 늦었는데 배우로서의 열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연기가 나아지고 싶고,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껏해야 14년, 아직 못해본 것들이 너무 많아서 ‘기름이 많이 남아있는 유전’같은…. 에너지가 제 안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올해 남은 계획이라면…9월은 쉬어야 할 것 같고, 체력이 고갈된 느낌이 있어 몸에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요가도 다시 시작할거에요. 배우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엄마로서 아내로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두 열심히 하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안정은·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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