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개발해 2건의 기술특허를 획득한 이승우(왼쪽부터)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팀 차장, 곽한빈 한화시스템 과장, 황기승 한화시스템 대리가 21일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본사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생명
# 한화생명(088350)의 보험금 청구건 4건 중 1건은 청구심사팀 직원의 손을 단 한 번도 거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된다. 한화생명이 지난해 초부터 약 1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개발한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지난해 말부터 실손·정액보험 청구건에 활용하면서 자동심사율이 약 25%까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시스템 도입을 통해 보험금 지급 기일은 최대 2일 단축됐다. 한화생명은 연내 자동심사율을 50%까지 끌어올려 향후 5년간 약 122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한화생명은 시스템 개발과 관련한 기술특허 획득으로 특허권료 수입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은 21일 업계 최초로 특허청으로부터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과 관련한 기술특허 2건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획득한 특허는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과 ‘새플리 값을 이용한 실손보험금 자동지급심사 시스템 및 그 방법’ 등 2건으로 특허 발명인은 한화생명 보험코어S구축TF팀의 이승우 차장, 한화시스템의 곽한빈 과장, 황기승 대리다.
최근 2~3년간 상당수 보험사가 AI 보험금 자동심사 시스템을 갖췄지만 대부분은 외주사를 통해 개발한다.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금 청구심사 업무는 보험사의 심사 역량이 100% 녹아들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전산개발팀·지급심사팀 등의 베테랑 직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시스템 개발의 핵심기술은 알파고와 같은 딥러닝 기법으로 ‘CNN 신경망 알고리즘’을 활용했다. 인간의 시신경 구조를 모방해 만들어진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으로 보험금 청구 데이터를 이미지처럼 인식하는 것이다. 특허권을 획득할 만큼 독창성을 인정받은 것이 이 부분이다. 보험업의 특성상 2,000여개의 질병코드와 입원·통원·진단 등의 다양한 청구사유, 질병분류표 같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각의 청구 건을 심사해야 하는데 TF에서는 이미지 인식에 특화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것이 보험 청구 시스템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TF의 판단은 적중했다. 2017~2019년 보험금 청구 데이터 1,100만여건을 활용, 3만5,000번의 학습 과정을 거치면서 시스템 정합성을 높였고 개발 착수 8개월 만에 현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생명은 ‘보험금 AI 자동심사 시스템’을 활용한 자동심사율을 현재 약 25%에서 연내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한화생명의 한 관계자는 “이번 특허 취득은 디지털 및 신사업 중심의 조직개편과 구글식 성과관리체계인 OKR 도입 등 선제적인 디지털 경영의 결실”이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기술 기반의 디지털 금융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AI 자동심사 시스템은 한화생명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보험코어 시스템(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화생명은 상품개발, 고객서비스, 보험금 지급 등의 보험코어시스템을 오는 2022년 상반기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