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원화 강세 타고 ‘부진의 늪’ 탈출하나

신한지주 올 최저 종가 대비 27%↑
64% 오른 코스피 절반에도 못미쳐
원高로 외화환산이익 늘어 실적호전
보유비중 큰 外人 귀환땐 수급개선
"경기침체로 반등 낙관 일러" 지적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은행주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은행주들이 원화 강세의 수혜주로 꼽히는 만큼 지분율이 높은 외국인의 매수세와 함께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아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다만 실물 경기 회복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은행주들을 섣불리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금융지주의 주가는 장기간 부진한 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KB금융(105560)(65.57%), 신한지주(60.57%) 등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60%를 넘어서 약 30% 수준인 코스피 평균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오른 것도 은행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배경이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경우 지난달 18일 연 0.81%에서 이달 18일 0.907%로 상승했다.

다만 은행주의 본격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 반등의 신호가 요원한 가운데 환율 부문으로만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은행주를 대하는 투자심리는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외국인도 원화 강세가 이어진 최근 1주일간 주요 은행주를 매도함으로써 대응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신한지주는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723억원 순매도했고 기업은행 282억원, KB금융 91억원, 우리금융 75억원 규모로 각각 순매도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건 은행주의 펀더멘털 측면에서 분명 긍정적 신호”라면서도 “미국 등 주요 시장의 동향과 경기회복 등을 볼 때 전반적으로 은행주의 주가가 환율 요인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이른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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