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위기가 아닌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한 환경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지 말고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2일 그룹 전체 임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일상이 된 코로나19 경영 환경은 생각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 변화와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낯설고 거친 환경을 위기라고 단정 짓거나 굴복하지 말고 우리의 이정표였던 ‘딥체인지’에 적합한 상대로 생각하고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특히 “변화된 환경은 우리에게 생각의 힘을 요구한다”며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설정하고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은 기업이 매출·영업이익 같은 실적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경영 활동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경영 방식을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런 맥락에서 임직원들에게 ‘플라스틱 바다’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해보라고 권했다. 지난 2016년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인간이 소비하는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다뤘다. 최 회장은 오는 25일까지 진행 중인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지원자들을 위해 별도 영상을 만들어 SK 채용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그는 “SK에도 신입사원 채용은 미래의 행복을 함께 만들어나갈 구성원을 찾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면서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계신 여러분께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기업 총수가 공채 응시자와 취업준비생을 위해 영상을 제작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