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긴급재난지원금 기부액 2,803억원에 그쳐… 전체 지원금의 1.9%

지원금 99.5% 사용완료… 중소가맹점 사용비중 63.5%
사용처는 마트·식료품, 음식점, 병원·약국, 주유소 순






정부가 지난달 말까지 전 국민에게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의 총 기부금액이 전체 지원금의 예산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초 ‘제2의 금모으기 운동’을 거론하며 2조원 수준의 기부를 기대했지만 대다수 국민이 기부보다 소비를 택하면서 기부금액은 2,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말 사용기간이 만료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마감 결과 전국 2,216만 가구에 총 14조2,357억원이 지급됐다고 22일 밝혔다. 사용현황 파악이 가능한 12조1,273억원 중 99.5%인 12조656억원이 시장에 풀렸다.


긴급재난지원금 총 기부금액은 2,803억5,000만원(73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지원금 14조2,448억원의 1.9% 수준이다. 지원금 기부는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됐다. 신청 당시 또는 수령 후 기부를 택하는 모집기부금과 지원금을 애초에 신청하지 않는 ‘의제기부금’이다. 모집기부금과 의제기부금은 각각 287억5,000만원(15만7,000건), 2,516억원(58만건)이었다. 이 금액은 향후 고용보험기금으로 편입돼 고용 유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쓰인다.

긴급재난지원금이 가장 많이 쓰인 곳은 마트·식료품 분야였다. 행안부가 신용·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된 지원금 9조5,591억원의 사용처를 살펴본 결과 마트·식료품(26.3%), 대중음식점(24.3%), 병원·약국(10.6%), 주유(6.1%), 의류·잡화(4.7%) 순이었다.

가맹점별로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이 63.5%로 가장 높았다. 이 중 연매출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에서 24.9%가 사용됐다. 연매출 30억원을 초과하는 대형가맹점에서는 36.5%가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대형마트 및 프랜차이즈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제한하고 지역소비 활성화를 장려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들께 힘과 위로가 되는 한편 골목상권과 지역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