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 플랫폼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이하 배민)’이 자체 장보기 서비스 ‘B마트’과 식자재 쇼핑몰 ‘배민상회’에 이어 전국 특산품 배송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쿠팡·위메프 등 이커머스 업계를 넘보고 있다. 음식 배달 플랫폼에 특화된 배민이 장보기에 이어 식료품 전국 배송까지도 검토하면서, 배민은 기존 배달 플랫폼이 아니라 이커머스와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특허청 키프리스에 따르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최근 ‘배민 전국별미’ 상표권을 등록했다. 배민 전국별미는 전국 각지의 특산품이나 음식을 배송하는 서비스로, 음식 배달을 넘어 기존 유통업체들처럼 식료품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 문화가 확산하면서 지역에서도 특산물의 온라인 판로를 뚫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업화 가능성을 대비해 상표권을 등록하고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배달업의 유통업 진출은 배민 전국별미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퀵커머스 ‘B마트’를 선보이며 기존 대형 마트나 편의점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B마트는 자체 도심 물류거점을 확보해 상품을 직접 매입하고 배달인력을 활용해 주문 후 30분~1시간 안에 제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도심 물류 거점을 지난해 말 15개에서 현재 30여곳까지 늘리고, 상품 수도 초기 300여개에서 5,000여개까지 늘리는 등 서비스 확장 속도를 더욱 올리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식자재 전문 쇼핑몰 ‘배민상회’도 운영 중이다. 고기나 채소 같은 식자재는 물론 젓가락이나 종이컵 등 장사에 필요한 모든 부자재를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오후 3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배송해 준다. 또 이곳에서는 물품이나 광고 구매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비즈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음식 배달 영역에서는 전통시장과도 손잡고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배민은 이날 앱 내에 ‘전통시장’ 탭을 오픈하고, 배민 앱에서 손쉽게 전통 시장 내 가게들 음식도 주문 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참여 시장은 △송파구 잠실 새마을시장 △마포구 망원시장 △마포구 망원월드컵시장 △관악구 봉천제일종합시장 등 서울 내 전통시장 4곳으로, 앞으로 전국 규모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 배달에서 시작한 배민이 이커머스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며 “이미 전 세계에서 배달·배송 시장은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배민은 음식 배달에 국한된 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로 배달업을 넘어 유통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자 하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