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박용만(오른쪽) 대한상의 회장과 최기영(왼쪽에서 두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환담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상의
세계 최초로 개발된 무선충전 전기버스가 국내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됐다. 국내 최초로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주고 음성으로 길 안내와 주문·결제까지 가능한 시각장애인용 내비게이션이 첫 선을 보인다.
23일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지원센터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ICT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전기버스 무선충전 기술,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 시각장애인 보행 경로 안내 서비스, 스마트 오더를 활용한 무알코올 주류 판매서비스 등 4건을 승인했다.
전기버스 무선충전은 버스가 달리거나 정차하면 자동으로 충전되는 기술이다. 국내법상 총 7개 규제에 막혀 사업이 불가능했지만, 심의위는 미래 신기술의 산업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2년간의 실증 특례를 부여했다. 신청기업인 와이파워원은 대전시 대덕연구개발특구 순환 전기버스 노선에서 전기버스 최대 7대를 대상으로 시장성과 안전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실내외 자율주행 배달 로봇도 운행을 시작한다. 배달의민족 앱으로 주문 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스스로 위치·경로·물체 등을 인식하며 가게에서 음식 등을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 앞까지 배달한다. 그동안 도로교통법·개인정보 보호법의 제약으로 현실화하지 못했지만, 이번 특례 인정으로 건국대학교에서 2년간 테스트를 진행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행 경로 안내 서비스도 ‘실증 특례’를 받았다. 심의위는 시각장애인의 권리 향상을 위해 보안대책계획서 제출 등을 전제로 공공청사·공공기관, 상가 등의 건축물 평면도를 열람·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주류 전문판매점의 무알코올 주류 판매도 허용된다. 심의위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함께 무알코올 주류가 다양한 장소에서 판매되고, 주류 유통질서에 영향이 적은 만큼 ‘임시허가’ 부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우태희 상의 상근부회장은 “5개 부처 12개 담당과와 수십 번의 화상회의, 수백 장의 서류를 주고받은 끝에 미래산업을 여는 혁신 기술을 시장에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일을 벌이려는 스타트업들이 법과 제도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