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중진들을 향해 “이 상태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도 진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과의 통합·연대 제안과 관련해 “고민할 수준이 안 됐다”며 “혁신경쟁만이 정권교체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주도의 미래혁신포럼 행사에 초청강사로 나서 “저 나름대로 고민했지만 지금 선거 준비라든지 통합을 고민할 수준이 안 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4선 권성동 의원, 김기현 의원, 홍문표 의원과 초선 윤희숙 의원 등 국민의힘을 대표하는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안 대표는 강연에서 “실례되는 말씀이지만 현실은 냉정하게 봐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지금 이 상태라면 정권교체는 물론이고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승리도 힘들다”고 단언했다. 이어 “이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진 집권세력은 없었다”며 현 정권의 공고함부터 설명했다. 그러면서 “야권은 그런데 (여당보다) 더 신뢰할 수 없고 비호감이 많아서 대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의 성과도 평가절하했다. 안 대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취임이 5월 말, 6월 초로 기억하는데, 지지율이 1~2%포인트 올랐는데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결국 야당을 대안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정부 여당의 실수로 인한 반사이익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친이·친박 당내 대립구도로 개혁세력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뭉쳐서 이기기보다 각자도생, 조직 전체가 똘똘 뭉쳐서 집권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안세력으로 혁신을 해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다다를 때 준비를 마쳐야 한다는 말이다.


안 대표는 부정부패·진영정치와 선을 그어 도덕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진영과 보수의 자산이 되기보다 대한민국의 자산이 돼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올바르게 가기 위해서 어떤 개혁도 하겠다’는 게 전달되면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미래를 위해 △유능한 디지털 세대 △제3의 길 개척 △포퓰리즘과의 싸움 △공감능력 회복 △국민통합 등의 과제를 제시했다. 안 대표는 “미래 정당이라면 소장개혁파가 있고 사람을 키우는 정당이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야당 의원들은 의석 3석인 군소정당 대표의 쓴소리에도 화답했다. 권 의원은 “99% 공감한다”며 “(그렇지만)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통합을 거듭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안 대표와 언제라도 함께할 수 있다고 했다”며 “야권이 혁신하고 단합해서 절망하는 국민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