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인천국제공항 사장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구 사장은 공운위에 출석해 국토교통부의 해임 건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결국 해임 절차를 밟게 됐다.
24일 기획재정부와 항공 업계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날 국토교통부가 건의한 구 사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의결했다. 기재부가 국토부에 공운위 논의 결과를 통보하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 제청과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음달에 구 사장의 해임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인천공항공사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 부실대응과 행적 허위보고, 기관 인사운영의 공정성 훼손을 이유로 구 사장의 해임을 건의했다.
국토부는 구 사장이 지난해 10월2일 국정감사 당시 태풍 미탁에 대비하라며 국감장 이석을 허용받은 후 사적 모임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구 사장은 당일 퇴근 후 경기도 안양 자택 인근 식당에서 법인카드를 23만원가량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 문제는 올해 초 불거졌다. 당시 팀장 인사에서 탈락한 공사 직원이 구 사장과 임원들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는데 구 사장이 이 직원을 직위해제해 갑질 의혹을 받았다.
구 사장은 이날 공운위에 출석해 이 같은 지적을 적극 부인하고 해임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해임 사유를 납득할 수 없기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구 사장은 공운위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 사장의 해임이 의결되면서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작업, 스카이72골프장 신규 사업자 선정, 면세점 후속 입찰 등 산적한 과제도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 부재 시에는 부사장 대행체제로 운영되지만 주요 의사결정은 미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 측은 아직 후임 사장 선출 절차와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한 구 사장은 28년간 국토부에 몸담으면서 국제항공과장과 서울지방항공청장·항공정책실장 등을 지낸 뒤 2019년 4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한동훈·황정원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