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OOO님이 선물과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추석을 앞둔 김모(55)씨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울린다. 친척들과 가까운 지인들이 명절 안부 메시지와 함께 한우·굴비·사과 등 각종 선물세트를 보내온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에는 백화점에서 선물을 사 친척들과 지인들을 만나 건네줬는데 올해는 거리두기로 만남을 자제하는 분위기라 온라인으로 선물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추석 선물을 전하는 풍경도 바꿔놓았다.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데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면서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면 간단하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온라인 선물하기’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추석을 앞두고 10명 중 9명이 비대면으로 명절 선물을 전하겠다는 조사도 나왔다.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9%는 “온라인쇼핑으로 주문해 바로 배송하겠다”고 답했다. 2위는 비대면 송금(25.1%), 3위는 e쿠폰 발송(15.6%)으로 응답자의 90%가 비대면 선물 방식을 선택했다. 직접 만나 현금이나 선물을 전달하겠다는 사람은 전체의 13.4%에 그쳤다.
이처럼 비대면 선물 수요가 커지자 유통가는 앞다퉈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선물 받을 사람의 휴대폰 번호만 입력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을 통한 선물하기 서비스를 도입했고 갤러리아백화점은 아예 카카오톡의 선물하기 플랫폼에 입점했다.
온라인몰인 11번가도 지난주 문자나 카카오톡을 통한 선물하기 서비스를 추가했는데 일주일 만에 이용자 수와 매출이 첫날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모바일상품권으로 나타났다. 2위는 홍삼·비타민 등 건강기능식품이 차지했고 가공식품과 과일·축산·화장품 등이 뒤를 이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온라인머니도 비대면 명절 선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추석을 앞둔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SSG페이의 ‘SSG머니 선물하기’ 이용건수는 전년 추석 시즌 대비 271% 증가했으며 이용자 수도 82% 늘었다. SSG머니는 SSG닷컴·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필드 등 쇼핑매장뿐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세금 납부, 우체국 등 1만여개의 온오프라인 사용처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쿠팡은 올 추석을 맞아 처음으로 1만원부터 50만원까지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쿠팡 기프트카드를 선보였다. 쿠팡 기프트카드를 선물 받고 수령하기를 누른 수신자는 자동으로 쿠팡 캐시가 적립돼 쿠팡에서 다양한 물건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추석 선물시장으로 옮겨졌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온라인 상품 구색을 더욱 강화하며 변화된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