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068270)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셀트리온제약(068760)) 합병이 공식화되자 투자자들이 각 사별 주가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공룡 제약사’의 탄생은 셀트리온의 체급을 업그레이드시켜 이른바 ‘셀트리온 3형제’ 주가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특히 이 가운데 최대 수혜주로는 셀트리온제약을 주목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다만 합병이 완성되기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있는 데다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25일 셀트리온 3사 합병을 공식화했다.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식을 현물 출자해 새로 설립한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기존 셀트리온의 최대주주인 셀트리온홀딩스을 내년 말까지 합병하고 이 과정에서 3사의 합병 작업도 같이 진행하겠다는 게 회사 측이 내놓은 주된 내용이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이번 합병안 발표를 계기로 주춤하던 셀트리온 3사 주가에 다시 불을 당기지 않겠냐는 전망이 크다. 의약품의 연구 개발부터 판매 유통까지 갖춘 대규모 제약회사로 새로 탄생할 셀트리온이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대한 예상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연구 및 생산을,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은 각각 해외와 국내 판매를 맡고 있다. 하지만 이를 하나로 합쳐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리고 그간 꾸준히 셀트리온을 괴롭히던 일감 몰아주기 등 논란까지 없앨 수 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 합병은 그간 소문만으로 3사의 주가를 크게 흔들어왔다. 대표적인 게 올 1월 사례다. 서 회장은 당시 미국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주주들이 원하면 3사 합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자 3사 주가는 일제히 급등했다. 앞서 8월 13일 당시 주춤하던 셀트리온 삼 형제의 주가가 반짝 반등세를 보였는데 이 역시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져나간 합병 소문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있다.
이번 합병 방안 발표 후 당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을 가장 주목하는 양상이다. 셀트리온제약의 시가총액은 약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셀트리온(34조9,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3조3,100억원)과 비교해 가장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많다. 이에 상대적 기업 가치의 상승 여력이 더 크다는 예상이다. 실제 25일 10만3,300원에 정규장 거래를 끝냈던 셀트리온제약은 합병 공식화가 발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11만3,600원의 상한가로 거래를 종료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8만7,700원에서 9만3,800원으로 약 6.95% 상승했고, 셀트리온은 25만8,500원에서 3.67% 오른 2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대장주’였던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던 지난 2018년 상황을 되짚어봐야 한다는 설명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2018년 2월 9일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는데 2017년 말 17만~19만원 선을 오가던 주가는 이전 후 3월 장중 39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코스피로 이전하며 지수 추종 자금 등이 유입돼 수급적으로 호재를 누렸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현재 코스닥에 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주가적인 측면에서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더 큰 모습이다.
다만 합병 추진 과정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셀트리온 합병은 오래전부터 시장에 전해지던 이슈며 구조 개편으로 회사가 어떻게 바뀔지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형제의 합병 비율’이 어떻게 산정될지 여부도 중요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 “기업 가치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사업부 이전 등이 발표되지 않아서 향후 합병 과정과 관련 내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