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20년!”건배사에 고개 숙인 이동걸…“다시는 같은 실수 없을 것"

산업은행 온라인 기자간담회
연임 성공 2주만에 출판축하연 건배사로 논란
"건배사는 실수...국책銀 수장으로 신중 기할 것”
"금융과 정치는 서로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제안한 건배사를 두고 고개를 숙였다.

이 회장은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먼저 최근에 있었던 건배사 관련해서 제가 발언 실수가 있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앞으로도 원칙 입각해 공정하게 주어진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국책은행 수장의 정치적 자유 중립을 묻는 질문에 “금융과 정치가 서로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중립에 관해서는 법률 조항이 없지만 중립과 공정성을 유지하면서 지난 3년간 정책금융 실행해왔다. 앞으로도 공정한 3대 원칙에 입각해서 정책금융 실행해나가겠다”며 “아울러 다시 한번 원로 정치인 퇴임자리에서 덕담으로 한 얘기가 제가 실수했던 거 같아 다시한번 사과한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웨스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건배사를 제안했다가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 회장은 출판 축하연에서 “이 전 대표가 하신 말씀 중 가장 절실하게 다가온 것이 ‘우리(민주당)가 20년 해야 한다’고 한 것”이라며 “민주 정부가 벽돌 하나하나 열심히 쌓아도 그게 얼마나 빨리 허물어질 수 있는지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배사로 “가자! 20년!”을 제안했다.

이에 산은은 “고별의 자리라는 성격을 감안해 정치원로의 노고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한 건배사”라며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에 대한 질타는 국회 정무위에서도 이어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열린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국책은행장이 근무시간 중에 (출판행사에 참석해) 과도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최근 연임으로 고마운 마음은 있겠지만 정도가 지나치다”고 꼬집었다. 유의동 의원도 이 회장의 발언 등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코로나19 상황에서 가급적 모임에 참석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산업은행 회장과 금융감독원장에 구두로라도 질책을 했느냐, 사태 이후 아무런 경고나 주의가 없다고 하면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는 것이냐”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이동걸 회장이) 해명자료를 낸 것이 사과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생각한다”며 “돌아가서 간부들과 상의하고 드릴 말씀이 있으면 하겠다”고 답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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