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통화에서 “한국을 방문하겠다”며 “직접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되는 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하자 이같이 화답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이해 오후 4시 반부터 35분간 푸틴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갖고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코로나19 백신은 러시아 연구소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달 중순 자국 연구소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를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다만 최종 3상 임상 실험을 생략해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의 완전한 종식에 필요한 치료제·백신의 개발과 공평한 보급에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했다. 서울에 본부를 둔 ‘세계백신연구소(IVI)’에 대한 러시아 측의 참여도 당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한국의 코로나 대응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며 “한국의 방역 조치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최근 양국 간 정기 항공편 재개 합의에 의미를 부여하고, 코로나 대응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도 했다. IVI 참여 요청에 대해선 보건 당국을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무역기구(WTO) 총장 선거에 출마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지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유 본부장이 통상 분야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춰 ‘WTO 발전에 최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유 본부장에 대한 높은 평가에 공감하면서, 현 보호무역주의 타개와 WTO 신뢰 회복을 위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두 정상은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히며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과 지지를 당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을 평가하고, 관련 당사국 간 대화 재개를 기대하며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노력에 지속 협력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했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