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우리 측 경비병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판문점=연합뉴스
최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종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 왜 찬반논란이 뜨거운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에 따라 ‘종전선언’을 추진키로 했지만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UN) 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종전선언 추진을 언급했고, 28일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이 발의되면서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종전’이란 ‘전쟁을 종식했다’는 뜻으로 전쟁을 끝났음을 말하는 것이다. 현재 남북한은 ‘정전’의 상황, 즉 전쟁은 끝나지 않았지만 잠시 전투를 중지한 상태다. 종전은 정전을 완전히 끝낸다는 점에서 전쟁 위협이 도사리는 한반도에서는 필요해보이지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종전선언을 하기 위해서는 주한미군 주둔·북한 핵문제 등을 비롯해 남·북한과 미국·중국 등 주변국의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종전은 남한과 북한만이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6·25전쟁 당시 정전협정을 맺은 주체는 UN군과 중국군·북한군이다. 여기에서 남한이 빠지게 되는데 6·25전쟁 당시 남한은 UN군 사령관의 지휘를 받은 UN군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종전협정 체결 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종전 논의를 하게 된다면 협정을 맺는 그 주체를 먼저 선정해야 한다.
종전선언에 대한 찬반론은 팽팽하다.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부터 종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보수·진보 진영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의견이 대립한다. 최근에는 우리 국민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어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종전 반대론자들은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6·25전쟁을 일으켰던 북한의 군사적 위협 등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종전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경기대 북한학과 겸임교수)는 “종전협정이 이뤄지면 미군이 주둔해야 할 명분이 약화되고 이는 미군철수로 이어져 우리 안보에 해가 될 것”이라며 “미군 철수 이후 북한이 종전협정을 무시하고 무력도발 감행 등을 할 수 있는 위험성도 있으므로 섣불리 종전을 논의하면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종전 찬성론자들은 주한미군이 철수한다고 해도 한미동맹까지 종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종전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등 북한도발을 막을 수 있는 고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상황에서 종전 논의를 하는 것은 비핵화를 다시 이야기 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며 “종전선언을 한다는 것은 해당 국가들에게 정치적 의무와 국제적 책임이 있는 것인데 오랜 분단 상황으로 상호신뢰가 부족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종전선언 추진을 촉구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