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은 물론 영국 내부에서도 반발을 불러일으킨 ‘국내시장법(The internal market bill)’이 하원을 최종 통과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내시장법은 전날 밤 영국 하원의 제3독회 표결에서 찬성 340표, 반대 256표로 통과됐다. 영국의 법안 심사과정은 3독회제를 기본으로 해 이제 국내시장법은 상원 토론 및 표결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상원을 거쳐 여왕의 재가를 얻으면 정식 법률로 효력을 가진다.
이날 제3독회 표결에서 집권 보수당 의원 중 반대표를 던진 이는 없었지만 20명가량이 기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권자에는 테리사 메이 전 총리, 제프리 콕스 전 법무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전 총리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의 영국의 명성이나 신뢰에 손상을 가할 수 있다며 국내시장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상원에서도 국내시장법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보수당 전 대표였던 마이클 하워드 상원의원 등은 국내시장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상원 토론 및 표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영국 정부가 EU와의 무역협정 협상에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국내시장법을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영국과 EU는 지난 29일부터 브뤼셀에서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9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9차 협상은 양측간 합의된 마지막 공식 협상으로, 이번에도 입장 차를 줄이지 못하면 10월 중순 예정된 EU 정상회의에서 승인이 안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정 이행은 국제법에 따른 의무라면서 영국이 이달 말까지 문제의 내용을 철회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시작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9일 영국 정부는 연말까지 설정된 브렉시트 전환기간 이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 영국 국내 교역에 관한 규제 내용을 담은 국내시장법을 발의했다. 그러나 국내시장법 일부 조항이 브렉시트의 법적 근거가 된 국제 조약인 EU 탈퇴협정과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