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이려다가 불을 내 온몸에 화상을 입는 등 크게 다쳤다. 사진은 화재 현장 모습./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
천안 가방 감금 사건과 인천 라면 형제 사건 등 아동 학대·방치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정부가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아동 학대 예방·보호 예산을 올해 347억 원에서 내년 485억 원으로 40% 증액했다. 여기에 이번 4차 추가경정예산에서 47억 원을 더 얹었다. 증액된 예산은 사각지대에 방치된 학대받는 아동을 발견하고 조치를 취하는 데 쓰인다.
이 밖에도 재정 당국인 기재부와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와 경찰, 법무부 등이 공동 대응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e아동행복 지원시스템’을 개편해 위기 아동 예측률을 높이기로 했다. 부처별로 관리되던 아동·청소년 정보를 복지부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고도화한다. 위기 아동을 찾아내는 시스템은 공공화한다. 기존에 민간 영역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수행하던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지자체의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수행해 조사의 강제성을 높이는 것이다. 민간이 학대·방치 여부를 조사할 경우 부모가 조사를 거부하기 더 쉽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118개 시군구에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추가 배치해 아동학대 조사 업무를 담당하게 할 예정이다. 내년에 배치하기로 했던 아동보호전담요원은 이번 추경 예산을 투입해 투입 시기를 올해로 앞당기기로 했다. 올해 53명을, 내년에 281명을 순차 투입해 보호자가 없거나 학대·빈곤 등 사유로 사실상 방치된 아동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학대 피해 아동 쉼터는 올해 76곳에서 내년에 86곳으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올해 71곳에서 내년 81곳으로 늘어난다. 학대 아동 상담실을 개선하고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리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세종=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