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오는 11월12일 한국에 출시하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PS5)’ 및 디지털 에디션. /SIE
콘솔게임 시장 불모지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콘솔 게임 업체들이 앞다퉈 고객과의 접점을 높이며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의 콘솔 게임시장은 주로 특정 연령대나 매니아층 위주였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언택트(비대면)에 가장 적합한 콘솔 게임의 특성을 내세우며 한국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민 콘솔 게임 업체들의 행보에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소니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콘솔 게임 양대 산맥인 플레이스테이션의 소니와 X박스의 마이크로스프트(MS)사는 신형 콘솔 판매를 앞두고 한국 고객의 편의성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로 소니는 지난 달 10일부터 플레이스테이션4(PS4)에서 게임 등 콘텐츠를 구매할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PS4 이용자는 게임이나 추가 콘텐츠를 구매하거나 PS 플러스(Plus) 멤버십 가입 및 자동 갱신 등을 이용할 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모든 결제 내역은 카카오페이앱 또는 카카오톡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결제 수단에 카카오페이가 추가되면서 이전 해외결제를 지원하는 카드만 사용이 가능했던 불편함이 사라진 것이다. 해외 결제 카드로 직접 결제 할 수 없을 경우에는 PS 스토어에서 기프트 카드를 구매해 포인트를 충전한 뒤 다시 게임 컨텐츠나 온라인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여기에 카카오페이로 직접 결제를 하게 되면서 기존에 발생했던 환전 수수료가 사라져 고객들의 부담도 줄어 들었다. 당초 카드 결제 시에는 엔화 환전 수수료가 발생해 명시된 콘텐츠 가격 보다 비싸게 구매를 했었다.
이번 결제 수단 다양화는 콘텐츠 구매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소니측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는 “기존에 지원하던 결제 수단인 지갑 충전, 카드 결제, 휴대전화 결제, 바우처 코드 등에 이어 카카오페이가 추가돼 이용 경험을 개선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더 편하게 PS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모바일과 태블릿PC에서도 엑스박스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를 핵심 사업으로 밀고 있고 있는 MS는 최근 ‘포르자 호라이즌4’, ‘검은사막’ 등 엑스박스(Xbox) 대작 게임 100여 종을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는 SKT-MS XBOX ‘5GX 클라우드 게임’을 출시했다.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을 더 선호하는 한국 게임 시장에 MS는 콘솔 게임의 한계를 뛰어넘어 클라우드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 콘솔이나 게임용PC가 없어도 고사양의 게임을 집이나 카페 또는 회사내 휴게시간 등에 플레이할 수 있게됐다.
실제로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은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용고객들은 ‘원스토어’와 삼성 ‘갤럭시스토어’에서 ‘엑스박스 게임패스(Xbox Game Pass)’ 앱을 다운로드받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된다.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오른쪽)과 유명 게임 유튜버 G식백과가 지난 달 16일 SK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5GX 클라우드 게임’을 소개하고 있다.5GX 클라우드게임은 콘솔게임기인 ‘엑스박스’의 게임 100여종을 월 1만6,700원만 내면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다. /사진제공=SK텔레콤
‘SKT 5GX 클라우드 게임’은 콘솔게임인 엑스박스에서 검증된 대작 흥행 게임부터 인디게임까지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전세계 미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등 총 22개국에서 동시에 출시됐다. 아시아에선 한국이 유일하다. 또 올해 연말에는 FIFA 등 유명 스포츠 게임이 포함된 EA Play 게임들도 이용할 수 있어 게임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게임 총괄 부사장은 지난 8월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MS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이머들이 ‘원하는 게임’을 ‘원하는 이들’과 ‘장소의 제약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한국 등 주요 22개국에서 xCloud를 정식 출시해 10억대 이상의 기기에서 Xbox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1월10일 한국에 출시하는 차세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Xbox) 시리즈 X(왼쪽)’, ‘엑스박스 시리즈 S’. /마이크로소프트
콘솔 게임 양대 산맥인 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것은 한국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콘솔이 강한 시장은 아니었다. 지난해 발표된 게임 백서에 따르면 플랫폼으로 나눈 국내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이 차지한 비중은 4.3%에 불과했다.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콘솔 비중이 25% 정도로 추산되는 것에 비하면 극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게임 산업계에 기회를 가져왔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콘솔 게임 업체들에게도 한국 시장에서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앞으로 콘솔 업체들의 고객 접점 찾기 시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