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가 부지를 소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퍼블릭 골프장인 ‘스카이72 골프장’의 신규 사업자로 ‘KMH신라레저’가 선정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29일 마감된 스카이72 골프장 입찰 결과 KMH신라레저를 낙찰예정자로 선정했다.

아경그룹의 KMH신라레저는 여주신라CC·파주CC·떼제베CC 골프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KMH신라레저는 ‘제소전 화해신청서’ 작성 등의 절차를 거쳐 공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1월1일 개장을 목표로 골프장 운영 준비에 들어가게 된다.


스카이72골프장은 국내 최대 규모로 신불도 하늘코스(18홀)와 제5활주로 예정부지에 지어진 삼목도 바다코스(54홀)로 나뉜다. 지난해 매출액은 750억원에 달한다. 신규 사업자의 골프장 임대 기간은 신불지역 10년, 제5 활주로 예정지역 3년이다. 사업자가 희망할 경우 평가를 거쳐 신불 지역은 5년, 제5 활주로 지역은 1년 단위로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기존 운영자였던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스카이72)가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스카이72는 당초 공사와 골프장 운영을 위한 실시협약을 맺을 당시 제5활주로가 착공되는 2020년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는데 활주로 건설계획이 5년가량 미뤄진 만큼 계약을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2,000억원가량을 투자해 골프 시설을 조성했는데 무조건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내년 1월 1일 새 사업자에게 골프장 운영권을 넘겨주기도 쉽지 않다. 우선 공사는 스카이72 측을 상대로 명도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토지는 공사 소유지만 골프장 구성 시설인 건물·잔디·수목 등은 스카이72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소유권 등기를 이전받지 못한 상태에서 새 사업자가 운영권을 넘겨받을 수 없다. 스카이72측은 입찰 결과와 상관없이 법적 대응도 할 방침이다. 스카이72 관계자는 “낙찰자를 선정했더라도 공사는 토지 소유자일 뿐 클럽하우스와 잔디 등 골프장 시설물은 스카이72 소유”라며 “공사가 계약을 종료할 경우 법에 보장된 임차인의 권리에 따라 지상물매수청구권·유익비상환청구권 등의 본안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공사의 입찰 조항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낙찰자가 골프장 운영권을 제3자에게 넘길 수 있게 한 점이다. 이번 입찰 계약서에는 ‘계약상대자 지위 승계’ 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낙찰자는 사업기간 중 언제든지 사업권을 양도 가능하다. 사업자가 골프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보다는 웃돈을 노리고 운영권을 되팔 가능성도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구본환 공사 사장이 해임된 게 신규 사업자 선정에 변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항공업계 관계자는 “구 사장이 스카이72의 경쟁입찰을 주도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사장이 해임됐다고 해서 다시 사업자 선정 방식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