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가 스노우했다' 카메라 앱 강자된 이유

스노우, 푸디, 소다, B612 한식구
정교한 얼굴인식 기술로 재미도 잡아
국내 카메라 앱 시장 점유율 88%


스노우, 소다, 유라이크, B612, 푸디.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사진 앱 카테고리 10위 내에 있는 카메라 앱이다. 틱톡 개발사 바이트댄스에서 내놓은 ‘유라이크’를 제외하고는 모두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에서 만든 앱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스노우가 카메라 앱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카메라 앱에 머물지 않고 콘텐츠앱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카메라 앱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1,089만명으로 집계됐다. 스노우가 547만명으로 가장 높고 소다(211만명), B612(203만명) 등으로 스노우 계열 사용자가 전체 사용자의 88%에 달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메신저와 달리 카메라 앱은 하나만 쓰지 않고 여러 개를 번갈아 쓴다”며 “인기 있는 버전을 빨리 빨리 출시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한 게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스노우가 2015년 출시된 이후 음식 사진용 카메라 ‘푸디’를 2016년에 출시했고 스노우에서 인기 있는 필터를 모은 카메라 ‘소다’를 2018년 출시해 카메라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또 1,000종이 넘는 스티커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이용자들이 앱을 자주 활용하도록 유인했다. 반면 카카오가 2016년 야심차게 내놓은 카메라 앱 ‘카카오톡 치즈’는 초반에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배경을 꾸미는 스티커로 이용해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이후 시장에서 도태돼 서비스를 접었다.

스노우에서 제공하는 스티커(왼쪽)와 카카오톡 치즈에서 제공하는 스티커

이 기간 실제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최근 스토리 기능을 이용해 짧은 영상을 올리는 게 일상화돼 영상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색감이나 얼굴 보정 기능이 뛰어난 카메라 필터 외에도 카메라에 얼굴만 갖다 대면 마스크를 씌워준다든가, 얼굴 나이를 찾아주는 등 재밌는 기능들이 탑재되는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들은 함께 사진을 찍을 때 스마트폰 기종이 아닌 어떤 카메라 앱을 쓰는 지에 따라 사진을 찍을 사람을 결정하는 분위기”라며 “사진에서부터 영상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에 얼마나 부합할 수 있느냐가 카메라 앱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초반의 경쟁력을 확고히 한 것은 기술력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경우 카메라 앱 외에도 이미지 검색을 하는 스마트 렌즈, 자율주행 기술에 있어 중요한 기술인 영상 인식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카메라 앱에 쓰이는 얼굴 인식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움직이는 사진의 경우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고 스티커를 적용할 수 있으려면 섬세한 얼굴인식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다른 이목구비의 특징점을 추출해 얼마나 정확하게 스티커가 붙는지, 어떤 움직임을 넣는지에 따라 재미 요소가 크게 달라진다. 단적인 예로 얼굴 주변에 ‘귀요미’라는 스티커가 떠 있는 데서 그치는지, 얼굴 전체에 파인애플 캐릭터가 뜨면서 입을 열면 파인애플 주스가 콸콸 나오는 것처럼 복잡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는지 차이다. 복잡해질수록 재미 요소가 높아지는데 그만큼 기술력이 필요해진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노우는 사실 카메라로 유명해졌지만 Z세대들이 무엇을 좋아할 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다 보니 카메라 앱의 형태를 띄게 됐을 뿐”이라며 “Z세대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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