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올해는 무탈할까?

2018년 심사위원 배우자 '미투'·
2019년 한트케는 '전쟁범죄 옹호'
8일 저녁 영예의 주인공 발표
英베팅사이트 유력 후보 거론
마리즈 콩데, 무라카미 하루키 등
한국 작가로는 고은 시인 주목

노벨상의 계절이다. 상을 수여하는 5개 부문 가운데 일반 대중의 관심이 높은 부문을 꼽으라면 문학상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친숙한 작가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벨문학상은 최근 몇 년간 계속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2018년에는 심사위원 배우자가 ‘미투’ 논란에 휩싸여 수상자가 발표되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수상자 페터 한트케가 유고슬라비아 내전 당시 인종청소를 자행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에 동조했던 과거가 드러나면서 비난이 빗발쳤다. 과연 올해는 무탈한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와 영예의 주인공에 대한 흠결 없는 세상의 찬사가 이어질 수 있을까.

마리즈 콩데

4일 현재 영국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는 오는 8일 발표 예정인 2020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작가 20여 명의 이름을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 마리즈 콩데(프랑스령 과들루프), 류드밀라 울리츠카야(러시아),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 응구기 와 시옹오(케냐), 앤 카슨(캐나다), 하비에르 마리아스(스페인), 고은(한국), 옌렌커(중국), 돈 드릴로(미국) 등으로, 매년 가을이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작가들이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중남미 카리브 지역 출신인 마리즈 콩데(83)는 흑인과 여성, 식민 지배 경험 등을 주제로 1970년대 중반부터 작품 활동을 해왔다. 특히 콩데는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지 않은 2018년에 스웨덴의 작가, 배우, 언론인 등이 대안으로 만든 ‘뉴 아카데미 문학상’을 수상해 주목받았다. 국내에는 작년 말 장편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은행나무 펴냄)’이 출간된 바 있다. 류드밀라 울리츠카야(77)도 매년 수상 후보로 거론 되는 러시아의 대표 여류 작가다. 1994년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은 ‘소네치카(비채 펴냄)’ 등을 비롯해 여러 작품이 크고 작은 문학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벨라루스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와 함께 벨라루스 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등 정치·사회문제에도 목소리를 내는 작가다.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81), 앤 카슨(70) 역시 유력한 여성 후보다.

응구기 와 시옹오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케냐의 응구기 와 시옹오도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다. 시옹오는 ‘피의 꽃잎들(민음사 펴냄)’을 비롯한 작품으로 독재 정권에 저항했다가 옥고를 치르기도 한 사회 참여형 작가다. 아프리카 출신 노벨문학상 수상이 2003년 존 맥스웰 이후 없다는 점에서 그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계에서는 이들 외에 세스 노터봄(네덜란드), 밀란 쿤데라(체코·프랑스), 이브 본느푸아(프랑스), 에두아르도 멘도사(스페인) 등 유럽 작가들과 조이스 캐럴 오츠, 토머스 핀천, 코맥 매카시, 마지 피어시 등 미국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나이지리아), 아도니스(시리아) 등의 수상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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