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 검거된 디지털교도소 1기 운영자, 6일 국내 송환

오전 6시께 인천공항 도착
경찰, 2기 운영진도 수사 중

디지털교도소 접속 화면 모습./사이트 홈페이지 캡쳐

성범죄자의 신상을 무단으로 게시하는 ‘디지털교도소’를 운영하다 베트남 현지에서 붙잡힌 30대 남성이 6일 국내로 송환된다.

경찰청은 지난달 22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돼 현재 하노이 수용시설에 있는 30대 남성 A씨를 6일 오전 6시께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한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개설·운영하며 디지털 성범죄, 살인, 아동학대 피의자 140여명의 신상정보와 법원 선고 결과 등을 무단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다.


A씨는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로 알려졌다. 성범죄나 강력범죄와 무관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며 디지털 교도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경찰은 지난 5월부터 수사에 착수해 A씨가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 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 경찰의 협조요청을 받은 베트남 공안당국은 현지에서 귀가하던 A씨를 검거했다. 현재 베트남 하노이 수용시설에 송환 대기 중인 A씨는 6일 새벽 베트남에서 출발하는 인천행 항공편을 통해 국내로 송환될 예정이다.

경찰은 A씨에 이어 디지털교도소를 운영 중인 2기 운영진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디지털교도소 사이트는 논란이 증폭되자 지난달 8일 돌연 접속이 차단됐다. 하지만 사흘 뒤인 11일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다시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디지털 교도소는 이날 오후 6시 현재도 운영되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2기 운영진에 대해서는 승계적 공범 관계 차원에서 국제 수사기관, 다양한 IT 본사 등과 협력해 공조 수사하고 있다”며 “방심위와 협조해 신속하게 접속을 차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뿐만 아니라 교통 사망사고를 내고 도피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는 B씨도 베트남에서 함께 송환한다.

B씨는 2018년 2월 서울 강남에서 운전 중 택시를 들이받아 기사를 숨지게 한 뒤 사고 당일 홍콩으로 도피했다. 경찰 추적을 받던 그는 이후 홍콩에서 베트남으로 도주했으나 지난해 9월 베트남 법을 위반한 혐의로 체포돼 현지에서 1년간 복역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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