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폭증하는 신용대출에 연일 경고를 날린 끝에 9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의 주범이었던 신용대출 증가세는 지난달 대비 반토막을 기록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대 은행 9월 가계부채 동향’을 통해 가계대출이 9월 한달 새 6조6,000억원 증가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8월 증가 폭은 8조4,0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이다.
항목별로 보면 신용대출의 증가 규모는 2조1,000억원으로 전달(4조원)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폭이 4조 5,000억원으로 8월 말(4조2,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미 체결된 주택매매, 전세계약에 따른 대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신용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연거푸 경고장을 날린 게 효과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14일 금감원은 국내 5대 주요 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및 카카오뱅크 여신담당 임원과 만나 가계대출 관리를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시중은행은 우선적으로 고소득·고신용자의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였다.
금융당국은 “금융기관이 차주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심사해 대출하고 있는지 지속 점검하겠다”며 “가계대출의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가계대출 불안요인이 지속될 경우 필요한 관리방안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