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의원, 이래진씨, 하태경 의원(왼쪽부터)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허진 기자
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 이모(47) 씨의 유족이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며 유엔에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씨의 친형 이래진(55) 씨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사무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소속 하태경 의원, 태영호 의원도 참석했다.
이씨는 요청서에서 “동생이 잔인하게 10여 발의 총탄으로 무참히 사살된 사건을 국제 사회 유엔에 알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고자 합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문제가 단순한 피격 사건이 아닌 앞으로 미래를 위해 북한의 만행을 널리 알리어 두번 다시 반복되지 않는 재발방지를 위한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전 세계 수많은 자유와 인권 수호 국가들이 제 동생의 희생이 값진 평화의 메신저가 되도록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한다”며 “반드시 북한의 만행을 멈추게 하고 모든 사람에게 보편적 인권이 절대적으로 보장되는 그런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번 피격 사건이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 따른 참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희생된 공무원을 북한이 죽인 이유를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무조건 사살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서해뿐 아니라 북쪽 국경에서도 있었다고 들었다”며 “유엔 차원에서 북한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대량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태 의원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하던 김정은은 이번 사건의 총 책임인 북한군 군 총참모장 박정철을 어제 북한군 원수로 승격시켰다”며 “이것은 북한이 겉으론 우리 국민 향해 미안하다고 했지만 속으론 김정은이가 전혀 다른 걸 생각한단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정부가 우리 공무원 피격사건을 올바로 조사하고 않기 때문에 유엔의 힘을 빌리고자 달려왔다”며 “북한도 가입된 유엔을 통해 이번 사건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씨가 유엔에 제출한 요청에서는 전날 피격 공무원의 아들 이모 군이 친필로 쓴 서한도 포함됐다. 이군은 서한에서 군 당국의 ‘월북’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부친에 대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며 “38㎞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