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배터리 자체생산 준비’ 테슬라...국내 2차전지 업체에는 ‘호재’

테슬라가 배터리 사업 진출을 밝히자 국내 2차전지 설비 업계가 이를 반기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공급받고 있는 배터리보다 더 강력한 제품을 직접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겠다는 입장을 최근 밝혔다. 머스크 CEO는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가량 높은 배터리를 제조할 계획이며, 가격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미지=디에이테크놀로지]

구체적인 계획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는 2022년까지 연간 100GWh 규모의 케파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3TWh까지 증설할 방침이다. 테슬라의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현재 국내 주요 배터리 회사의 생산능력을 뛰어넘게 된다. 그러자 국내 배터리 시장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2차전지 설비 업체들은 테슬라의 독주가 마냥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현재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주요 배터리 기업에 생산 설비를 공급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대량생산한다면 대형 배터리 업체향 공급량은 줄어들겠으나, 전체적인 2차전지 설비 파이는 커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설비 업체에 이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2차전지 설비 업체들은 완성차 업체와 계약을 성사시킨 레퍼런스를 보유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는 지난해 4월 중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 업체인 장성기차에 337억 원 규모의 설비를 공급한 바 있다. 이미 레퍼런스가 있는 만큼 테슬라의 배터리 사업 확장에 따른 수혜를 입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근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기술경쟁력 확보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수주 재개에 나서고 있다. 2차전지 레이저 노칭 시스템 관련 신규 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2차전지 Roll to Sheet 방식의 고속 NCM 장비 개발에도 성공했다. 이종욱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도 “기술력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에도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테슬라가 배터리 사업에 대한 야망을 지속적으로 표현하면서 국내 관련 업체들도 당연히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설비 업체의 경우, 테슬라의 행보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주 기자 hankook6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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