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피격 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서울 종로구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방문해 전달할 공정한 조사 촉구 요청서를 들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 아들의 공개 편지와 관련해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6일 내놓았다.
앞서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씨의 아들 이군은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냐”는 내용의 편지로 정부에 책임을 묻고 군과 해경의 ‘월북’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신속한 답변을 내놓았으나 이씨 유족들은 유엔에 사건 조사를 요청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월북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군을 향해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면서 “어머니·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군의 편지가 청와대에 도착하는 대로 직접 답장을 쓸 계획이다.
앞서 이군이 문 대통령 앞으로 보낸 자필 편지는 이씨의 친형 이래진(55)씨를 통해 전날 공개됐다. 이군은 부친에 대해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38㎞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면서 ‘월북’ 발표에 설득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군은 또 부친이 북한에 의해 죽임을 당하기까지 국가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물었으나 이날 문 대통령의 답변에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에 앞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연합뉴스
이씨 유족들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를 찾아가 국제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촉구하는 요청서도 유엔 측에 전달했다. 유족 측은 “동생이 잔인하게 10여발의 총탄으로 무참히 사살된 사건을 국제사회 유엔에 알리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요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또 국방부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사살 당시 북한군을 감청한 녹음 파일과 시신 훼손 장면이 촬영된 비디오 파일의 공개를 청구했다. 유족 측이 청구한 자료는 △9월22일 오후3시30분부터 오후10시51분까지 북한군의 대화를 감청한 녹음 파일 △9월22일 오후10시11분부터 오후10시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시키는 장면을 촬영한 녹화 파일이다. 유족 측은 ‘해경 조사를 기다려달라’는 문 대통령의 답변에 대해 “뭘 더 조사한다는 것이냐”면서 “공개를 청구한 정보나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윤홍우·김정욱기자 seoulbir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