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앱마저 구글에 종속... 토종 앱스토어 '노룩' 출시논란

[한준호 의원 771개 전수조사]
4개중 1개만 원스토어에 등록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까지
토종 외면한채 구글에만 입점
"토종 육성" 정부 의지 무색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왼쪽)에만 출시돼 있고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아 검색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정혜진기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 앱 대부분이 토종 앱 마켓이 아닌 구글을 통해 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이 내년부터 자사 앱 마켓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수수료를 30%로 올리겠다고 공언하면서 국내 콘텐츠업계와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 명확한 상황에서 국내 앱 마켓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정부마저 구글에 종속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중앙부처,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앱 771여 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토종 앱 스토어인 ‘원스토어’에는 25%(196개)만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98%(757개)에 달했다.


교통민원24, 홍수알리미, 직장 내 성희롱 자가진단, 병무청앱, LH청약센터, 코레일톡, 국회 의사중계, 국세청, 아이돌봄서비스 등 ‘국민 필수 앱’들마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공영 방송인 ‘KBS뉴스’를 비롯해 EBS가 운영하는 앱들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만 등록돼 있어 정부가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토종 앱 마켓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경우 정작 산하기관들 중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만든 앱만 원스토어를 통해 출시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제공=한준호 의원실

한 의원은 “구글 등 글로벌 앱스토어 사업자의 입도선매식 콘텐츠 흡수로 결국 국내 콘텐츠 산업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앱스토어는 구글, 애플이라는 인식을 버리고 사업자 다양화를 통해 국내 중소 콘텐츠 앱 등이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는 앱 마켓 다양화를 통해 생태계 육성에 나서야 할 정부가 이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용으로 출시된 앱을 원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도록 변환하는 작업은 개발자 한 명이 며칠 만에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시간과 노력이 크게 들지 않는다”며 “정부가 개발하는 공공 앱의 경우 더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입점하는 앱 마켓을 더욱 다양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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