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택시 매출 1원만 줄어도 100만원…표퓰리즘 논란

특고는 소득 25% 감소해야 줘
2차 재난금 지급기준 도마 위에

서울역 주변에 손님을 태우려는 택시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법인택시 기사들에게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제시한 지급 기준이 논란이다. 매출이 1원만 감소해도 받을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택시노조의 눈치를 본 ‘표(票)퓰리즘’ 퍼주기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고용노동부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8일부터 법인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1인당 100만원씩 지급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회가 법인택시 지원 예산 810억원을 4차 추가경정예산에 증액 편성한 결과다. 지원 대상은 올해 7월1일까지 입사한 현직 택시기사로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임의로 한 달을 선택해 올해 2~3월 또는 7~8월 월평균 소득이 감소했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된다.

문제는 지급 기준이다. 고용부가 지원 기준을 단순히 ‘매출 감소’로만 규정했다는 점이다. 매출이 1원만 감소해도 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특수근로종사자·프리랜서를 지원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은 소득이 25% 이상 감소해야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이와 비교해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7월 말 현재 법인택시 기사가 8만9,650명임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택시기사가 지원금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택시업계는 십수년째 이용자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택시 이용자는 1990년대 정점을 찍은 뒤 2000년 이후 계속 하향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택시 이용실적은 35억명으로 2002년 47억명 대비 25% 넘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국회가 한국노총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노조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인택시 기사는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라 애초 2차 재난지원금 대상이 아니었고 정부 제출 예산안에는 법인택시 지원 사업이 포함되지 않았다.
/방진혁·변재현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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