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12조 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 사옥으로 관계자들이 출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는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기’로 불리는 2018년 4분기(10조8천억원)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면서 그 해 3분기에 기록한 17조5천700억원에 이어 2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8일 시장의 기대를 크게 웃도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정작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당장 국내만 하더라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공정경제 3법, 보험업법 개정 추진 등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인한 수요 감소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도 존재한다.
이달부터 이 부회장에 대한 2건의 재판이 동시에 진행된다. 오는 22일은 지난달 검찰이 기소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에 대한 첫 재판이 시작된다. 26일은 지난 1월 이후 중단됐던 국정농단의 파기환송심이 재개된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전현직 임원까지 줄줄이 재판 참석이 예정돼 있어 올 연말 인사를 비롯해 내년도 신사업 계획 수립 등 경영활동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입법 리스크에도 직면했다. 당장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를 뒤흔들 보험업법 개정을 여당에서 추진하고 있다. 해당 법안 통과 시 삼성전자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야 해 외국계 투자자본의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 기업규제 3법으로 불리는 공정경제 3법도 삼성전자의 경영 리스크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4·4분기 실적에 대해 3·4분기 성장세가 이어지지 않고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 업계에서 추정하는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은 9조6,300억원가량으로 10조원대의 실적을 반납하고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반도체 다운사이클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증감률은 34.49%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매출액은 63조4,342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4·4분기 영업이익을 9조1,000억원으로 예측한 키움증권은 “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으로, 모바일은 애플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이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