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팀가전 날개…車 전장 적자도 대폭 줄여

■ 3분기 영업이익 사상최대
매출도 16조9,000억 신기록
집콕 증가로 대형TV도 '효자'

LG전자 트윈타워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올 3·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크게 늘며 TV와 가전 교체 수요가 발생했고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스팀 가전도 날개돋친 듯 팔려나간 덕분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판매 비중이 높아지며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점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8일 올 3·4분기 연결 기준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7%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3·4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3·4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의 전망치 8,8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직전 분기(4,954억원)보다는 2배 가까이 늘었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6,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건강과 위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며 스타일러·건조기·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사업본부도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한데다 비용 절감까지 더해져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집에서 영화 관람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75인치 이상 대형 프리미엄 TV 판매가 호조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시장에 선보인 48인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도 ‘집콕’족의 게임용 TV 수요가 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전장 사업을 맡는 VS사업본부는 3·4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으나 적자 폭은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폰은 보급형 제품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상승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영업적자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완성차 공장이 재가동되며 적자 폭을 크게 줄여 내년 흑자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4·4분기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이 7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가며 올레드 TV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렸던 TV 및 가전 수요 회복이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LG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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