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법제사법위원 연석회의에서 윤호중 법사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8일 국민의힘을 상대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 선임을 하지 않는다면 국정감사 종료 후 공수처법을 곧바로 개정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시한은 국감 종료 직후인 오는 26일로 못 박았다.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공수처법 위헌 확인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 위원들과 연석회의를 갖고 “법의 운명이 법을 지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좌우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석 달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것(공수처 출범)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책임이 돼 있다”고 말했다. 국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사위원들과 별도의 회의를 열어 공수처 출범 문제를 논의한 것 자체가 야당의 ‘지연작전’에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호중 법사위원장도 국감 종료 후 곧바로 공수처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윤 위원장은 “(야당이)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법사위는 계류 중인 공수처법 개정안을 즉각 처리할 수밖에 없다라는 통첩성의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현재 공수처법은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2명은 야당 교섭단체가 추천권을 갖고 있고, 공수처장 추천은 위원 6명 이상이 의결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추천위원을 선임하지 않으면 공수처장 임명 절차에 들어갈 수 없다.
이에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을 비롯해 박범계·김용민 의원은 ‘야당 비토권’을 사실상 백지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윤 위원장은 “야당 탄압을 하려고 공수처법을 개정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며 “야당을 탄압하는 기관을 별도로 만들고자 했다면 이렇게 어렵게 공수처를 만들겠느냐”고 했다. 이어 “다시 한번 국감이 끝나는 10월26일까지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다면 법사위를 통해 입법조치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위원장은 연말까지 공수처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11월 내로 공수처장 임명이 끝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민주당은 11월 중순까지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법 스케줄로 국민의힘에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지난해 국민의힘을 패싱하고 패스트트랙으로 공수처법을 통과시킨 후 쏟아진 비판을 의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수처장 추천의 중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의 틀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