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결이 8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 1라운드 9번홀(파4)에서 드라이버 샷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2014인천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박결(24·삼일제약)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역대 최다 타수 역전 타이기록으로 해냈다. 2018년 가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8타나 뒤진 공동 10위였던 박결은 마지막 날 강한 바람을 이겨내고 버디만 6개를 잡아 1타 차로 우승했다.
8일 오텍캐리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대회장인 세종시 세종필드GC(파72)에도 가늠하기 힘든 바람이 끊이지 않았다. 그린이 단단해 공을 세우기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박결은 2년 전 그날처럼 보기 없이 버디 퍼레이드를 벌였다. 박결은 이날 1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를 골라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2년 만의 통산 2승 기대를 부풀린 것이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결은 버디 3개를 잡아놓고 후반에 들더니 3~5번 세 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4개를 보탰다. 장타자가 아닌 대신 페어웨이 안착률 1위의 정교한 드라이버 샷이 강점인 박결은 이날도 페어웨이 안착률 92.8%의 높은 정확도를 뽐냈다. 이날 특히 돋보인 것은 퍼트였다. 12번홀(파4)에서의 첫 버디를 14m에서 넣은 뒤 13번홀(파4)에서도 8m 버디를 떨어뜨린 박결은 2번홀(파5) 보기 위기를 8m 파 세이브로 넘긴 뒤 가속 페달을 밟았다. 3~5번 연속 버디 등 5홀에서 4타를 줄인 것이다. 7번홀(파4) 버디 퍼트 거리는 거의 17m나 됐다. 우승에 따른 2년간 시드 보장이 올 시즌 뒤 만료되는 터라 없던 힘도 짜내야 하는 상황에서 박결은 넉 달 만에 65타 맹타를 휘둘렀다.
박결은 데뷔 이후 4년간 준우승만 여섯 번 하다가 2018년 첫 우승에 다다랐지만 이후 톱10 진입이 딱 두 번일 정도로 고전하고 있다. 스스로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이었다고 진단한 2019시즌(상금랭킹 56위)을 떠나보냈지만 올 시즌도 상금 50위에 머물고 있다. 첫날 버디 8개(보기 2개)로 선두권에 올랐으나 악천후로 대회가 취소된 6월 S-OIL 챔피언십이 가장 아쉬웠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박결은 “처음 경험하는 골프장이어서 그린 스피드나 코스 길이 등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샷이면 샷, 퍼트면 퍼트 등 모든 부분이 맞아떨어진 날이었다”며 “바람이 너무 불어서 경기 전에는 ‘언더파만 쳐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바람에 대비했다기보다는 경기 중 각도나 거리 계산에 신중을 기했다”고 말했다. “2승 달성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지만 오히려 성적이 떨어져 속상하다”는 그는 “투어를 뛰면서 시드 걱정은 처음인데 상금 50위인 만큼 공격적인 전략으로 매 샷 소중하게 경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부 투어 상금왕 자격으로 1부 무대에 복귀한 황예나가 5언더파 2위에 올랐고 지난해 전관왕 최혜진은 이븐파로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