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임명 당시 청와대가 ‘1주택자’로 홍보한 이강섭(사진) 법제처장이 부동산 관련 회사 주식을 대량 보유했다는 야당 측 지적이 나왔다. 그는 또 부동산 자산만 50억원 이상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8일 이 처장의 재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처장은 배우자, 차녀와 함께 부동산 관련 회사인 H사의 비상장 주식 3만2,000주(지분율 약 20%)를 보유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이 처장이 1만4,000주, 배우자는 1만5,000주, 차녀는 3,000주의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H사는 주택 건설업과 분양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이 처장과 가족들이 지분을 대량 보유한 회사다. 조 의원은 이 처장 가족이 회사를 통해 서울 강남 요지의 상가를 매입했다가 가족 개인에게 매매하거나 증여하는 등 부동산 투자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 처장은 이날 이에 대해 “투기업체라는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같은 당 김도읍 의원은 이 처장이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다수의 상가, 근린생활시설 등 시가로만 100억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투기를 의심했다.

김 의원실이 공개한 이 처장의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강섭 법제처장은 총 99억4,317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중 부동산은 충남 당진시 임야 6,368만원과 건물 50억7,184만원 등 51억3,553만원이다.

세부적으로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12억9,600만원) △인천시 부평구 근린생활시설(17억660만원)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건물 임차권(9억원)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상가 일부(1억7,872만원) 등이 있고 이 처장 본인 명의로 △세종시 오피스텔 임차권(1,000만원), 차녀 명의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상가 일부(1억7,872만원) 등이 있다. 이 처장은 이외에도 예금 45억7,261만원, 유가증권 12억9,166만원 등을 등록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 관계자는 이에 “이 처장은 1주택자지만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부동산을 가진 부동산계의 끝판왕”이라고 지적했다.

이 처장 측은 이 같은 지적에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개포동 1주택을 제외하면 모든 부동산 자산이 이 처장의 장인으로부터 아내가 증여받은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처장의 부동산 자산은 세종시 오피스텔 임차권을 제외하고 대부분 배우자 명의였다.

법제처 관계자는 “개포동 아파트는 18년 전인 2002년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것”이라며 “이 처장은 부동산 투자에 관심도 없는 분”이라고 해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