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예상 밖 흥행 인프라코어 매각... 우발부채 분담이 변수

현대重 등 5곳으로 인수후보군 좁혀
지분율 36% 두산重 모두 부담 쉽지 않아
소송 건 외부투자자와 극적 합의 가능성도
두산, 본입찰 이전에 분담 방법 결정할 듯


예상밖에 흥행을 거둔 두산밥캣(241560)을 거느린 인프라코어 투자회사를 두산중공업에 합병하겠다는 게 두산 측의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DICC 우발부채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 모두가 채무자가 된다. 인프라코어의 새 주인과 남아있는 인프라코어 투자회사에 모두에 DICC의 외부투자자 지분 20%를 되사올 의무가 생기는 셈이다. 두산그룹이 최대 1조원에 달하는 돈을 주고 이 지분을 전부 되사올 경우 우발부채 부담을 전부 책임질 수 있다.

문제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인프라코어의 지분이 36.07%에 불과하다는 점. 쉽게 말해 자회사인 인프라코어 사업회사가 물어야 할 채무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법적 책임도 그 이상을 넘어서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책자금인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지원받은 돈을 DICC 우발부채 떠안는 데 사용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인프라코어 투자회사를 통해 우발부채를 모두 떠안고, 이후 두산중공업과 합병하는 방법으로 법적 문제를 피해갈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남아있는 인프라코어 투자회사에 DICC 지분 20%를 사올 만한 돈을 확보하는 게 걸림돌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송 결과가 나오기 전에 두산 측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외부 투자자가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매각 이전에 인프라코어가 DICC 지분 20%를 되사올 경우 우발부채 문제는 깨끗이 해결된다. 인수 후보도 인프라코어의 핵심인 DICC의 지분 100%를 확보하는 만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 측은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실사 기간 두산 측도 입장을 정리한 뒤 본입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후보군의 한 관계자는 “두산 측이 DICC 소송과 관련해 어떤 방법으로 부채를 분담하겠다는 내용을 아직 통보해온 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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