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후보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EPA연합뉴스
WTO(세계무역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결선에서 맞붙게 된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그는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두 번(2003~2006, 2011~2015) 역임하고 나이지리아 최초로 여성 외무장관을 했다.
올해 66세인 그가 당선될 경우 최초의 아프리카 출신 WTO 사무총장이자 첫 여성 수장이 된다. 그러나 AFP통신은 8일(현지시간) 그가 개척자로 묘사돼왔다면서도 모두가 그런 평가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가의 도둑들’이라는 부패 관련 책을 쓴 사라 차예스는 “오콘조-이웰라는 자신의 부처에서 기술적 투명성 개혁을 일부 최소한도로 완수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사실은 그녀가 재무장관으로 있을 때 한 달에 거의 10억 달러(약 1조1,500억원)씩 석유 재정 수입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WTO 사무총장) 자리에 검토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나는 생각한다”면서 “다양성 이슈가 정점에 있는 시대에 좋은 뉴스에 대한 욕구가 있는 상황에서 여성이자 흑인이라는 점은 나쁠 게 없다”고 덧붙였다.
정작 오콘조-이웰라는 자신이 나이지리아의 만연한 부패와 싸운 챔피언이라면서 자신의 어머니는 그런 시도를 하다가 납치되기까지 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그가 장관 재임시에 부패를 막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었다고 주장한다.
인간·환경개발어젠다라는 캠페인 단체의 올란레와주 수라주는 “최소한 그는 사임해서 부패를 폭로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는 조용히 있었고 그 체제 아래서 고위급 부패의 조장을 허용했으며 단지 자리에서 떠난 뒤에야 불평했다”고 말했다.
오콘조-이웰라는 자신이 통상장관이나 협상가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7월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가 주최한 웨비나(웹 세미나)에서 “난 평생 통상정책 이슈를 다뤄왔다. 무엇보다 (사무총장은 기술적 자질보다) 담대함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아프리카연합(AU)에 의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대륙의 경제적 타격에 대처하기 위해 국제 지원을 동원하는 AU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전통 부족 지도자를 아버지로 둔 그는 1954년 나이지리아 서부 델타주에서 태어났으며 생애 많은 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하버드대를 졸업했으며 자신의 자녀 4명도 이곳에 보냈다. 민주주의·개발센터라는 연구 및 활동단체의 이다야트 하산은 AFP에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선호될 뿐 아니라 사랑받는다”면서 “그는 여성성을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