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한 파이프 가공 업체 내부 모습. /서울경제DB
창업한 지 5년 내 망하는 기업이 전체의 70%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왔다. 5년 생존율이 고작 30%에 그친다는 얘기다. 특히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생존율 41.7%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한국에서 창업 이후 연착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수치라는 지적이다.
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제출 받은 ‘창업기업 생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창업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29.2%에 그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 생존율보다 10%포인트 넘게 낮다.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프랑스가 48.2%로 가장 높고, 영국 43.6%, 이탈리아 41.8%, 스페인 39.7%, 독일 38.6%, 핀란드 38.5% 순으로 집계된다.
5년차 폐업률이 가장 높은 분야는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81.6%)이었다. 그 뒤를 숙박·음식점업이 80.9%, 도·소매업이 74.0%, 청소·경호·여행사 등 사업지원 서비스업이 73.7% 순으로 나타났다.
생존율은 낮지만 창업 기업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3년 7만 5,574개에서 2019년 10만 8,874개로 연평균 6.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양 의원은 “취업난과 조기 퇴직, 노후 대비 부족 등으로 준비과정이 부족한 채 전통 서비스업 창업에 나서는 자영업자가 늘면서 유사 업종 안에서 지나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소비·유통·인구 구조가 변화하면서 전통적인 서비스업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평균 창업 준비기간이 6개월도 안 되다는 점도 경쟁력 약화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는 “생계형 창업보다는 기술기반 창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