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에 렉서스 자동차가 서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도요타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가 올해 3·4분기 미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꺾고 고급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고 부족이 두 독일 고급차의 발목을 잡은 결과다.
블룸버그 통신과 오토모티브뉴스는 3·4분기 렉서스가 미국에서 7만5,285대 팔려 럭셔리카 부문 1위를 기록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늘어난 것이다. 렉서스의 뒤를 이어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9,631대 팔렸고 BMW는 6만9,570대가 고객에게 인도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와 9.4% 판매가 줄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렉서스는 지난 10년 간 미국 분기별 판매에서 독일의 두 브랜드를 제친 적이 없다.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도 미국 고급차 판매량 순위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순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렉서스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상대적으로 잘 대처한 결과 1위에 오른 것으로 외신은 분석했다. 렉서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요 증가에 잘 대응한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코로나19에 따른 공장 조업 중단 등으로 재고가 부족했다. 특히 렉서스의 9월 판매는 전년 같은 달 대비 31%나 증가했는데 SUV인 ‘RX’와 ‘NX’, 준대형 세단 ‘ES’가 판매 증가를 이끌었다.
매릴랜드에서 2개의 BMW 딜러숍을 운영하는 프라이어리티1 오토모티브그룹의 마크 코언 부사장은 “BMW 중고차 판매가 매우 강했다”면서 “재고 부족 문제가 BMW 신차 수요를 잠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4분기 미국 고급차 판매량 4위는 테슬라가 차지했다.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일 뿐만 아니라 고급차 시장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어 아우디, 아큐라, 캐딜락, 링컨, 볼보, 인피니티, 랜드로버, 포르쉐, 재규어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3,745대가 판매돼 미국 고급차 부문 최하위에 머물렀다. 대량생산형 브랜드가 아닌 이탈리아 알파로메오(5,056대)에도 뒤졌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