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일 열병식서 신형 ICBM 공개할듯

노동당 75주년 '무기 과시' 관측
김정은 직접연설·메시지도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2월8일 열린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가운데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공개하며 북미 대화 장기 교착 상태에서 무력 과시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가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만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생중계 연설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9일 외교가와 군 당국은 북한이 10일 평양에서 열리는 열병식에서 수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경제 실패 등의 어려움을 반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당 창건 75돌 경축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이 8일 삼지연 극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노동당 창건일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도 지난 6일 김일성광장 주변에서 대규모 군 병력이 행진하고 대동강 인근에 수백대의 차량이 주차된 모습을 포착했다고 공개했다.

북한의 열병식. /연합뉴스

한미 당국이 이번 열병식에 주목하는 것은 북한이 이 행사에서 새로운 전략 무기를 공개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본토를 공략할 수 있는 다탄두 탑재형 신형 ICBM과 이동식 발사 차량, SLBM 등이 공개 대상으로 거론된다. 다만 북한이 미국 대선 결과를 예의주시하는 중인데다 미국이 본토를 위협하는 핵·미사일을 레드라인(금지선)으로 설정한 만큼 이를 직접 시험할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7일 국정감사에서 북한 열병식과 관련해 “전략 무기들로 무력시위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8일 국감에서 핵실험·미사일 발사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 “이번에는 저강도 시위 정도 선이 되지 않을까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우표. /연합뉴스

조선중앙TV를 통한 김 위원장의 생중계 군중연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미·대남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직전 정주년이었던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미제(미국 제국주의)가 원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도 다 상대해 줄 수 있다”고 육성 연설을 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9일 당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가운데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 역시 연설 준비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참배 불참 배경에 대해 “열병식 연설 준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2018년 9월 정권 수립 70주년 열병식과 같은 해 2월 건군 70주년 열병식을 녹화방송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2017년 4월 태양절 기념 열병식과 2015년 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은 당일 생중계한 바 있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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