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연합뉴스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당일인 10일 새벽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를 동원한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한미 정보 당국은 북한 열병식이 진행된 시간대에 찍힌 위성영상을 비롯해 정찰기 등의 첩보 자산으로 수집한 정보 등을 바탕으로 동원된 무기 종류와 제원 등을 분석 중”이라며 “신형 ICBM 등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 가능성에 대해 현재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열병식 행사가 자정을 넘어 시작돼 새벽 2시께까지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심야에 열병식이 이뤄져 동원된 전략무기의 제원을 정확히 파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이 새벽에 깜짝 진행한 열병식 장면을 녹화해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하거나 노동신문에 사진을 공개하면 동원된 ICBM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번 열병식에 나온 것으로 보이는 ICBM이 지난 2017년 11월 발사한 ‘화성-15형’을 개량한 ‘화성-16형’인지 주목하고 있다.
화성-15형은 탄두부가 뾰족했던 화성-14형과 달리 둥글고 뭉툭해진 형태였다. 전문가들은 그간 북한이 신형 ICBM을 ‘다탄두 탑재형’으로 개발할 것으로 예상해왔던 만큼 새 ICBM은 탄두부가 변형됐을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북한이 새벽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통상 과거 열병식을 오전 10시를 전후해 개최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북한이 유례없이 심야에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당 창건 75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열병식을 “특색 있게 준비하라”는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8월 13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정치국회의에서 “모든 경축 행사들을 최상의 수준에서 특색 있게 준비해 당 창건 75돌에 훌륭한 선물로 내놓을 수 있는 대정치 축전으로 되도록 하기 위한 해당한 대책을 강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북한이 불꽃놀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무인기(드론)를 활용해 특이한 심야 볼거리가 있는 축제 형식의 열병식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인 NK뉴스는 평양 내 소식통을 인용해 “늦은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평양 시내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며 “항공기나 무인기가 날아가는 소리, 중장비가 이동하는 소리, 자정께 불꽃놀이가 벌어지는 소리가 났다”고 보도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