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 개척자였던 다이슨을 밀어내고 LG와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 기준 삼성전자의 무선청소기 시장 점유율(7월 기준)은 40% 후반대로 올라섰다. 한때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자랑했던 다이슨을 크게 따돌리며 1위인 LG전자와 양강구도를 형성한 모양새다. LG전자의 오프라인 점유율은 50%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프리미엄 스틱(무선)청소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5년 다이슨의 시장 진출 이후 매년 30~40% 증가해왔다. 연간 판매대수는 2016년 50만대에서 올해 18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다이슨이 100W 이상의 프리미엄 무선청소기인 V6 모델을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은 무선청소기의 편리함과 흡입력, 고성능의 브러시 등에 열광했다. 2016~2017년만 해도 다이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다이슨이 AS와 품질 문제 등으로 주춤하자 국내 브랜드들이 이 같은 빈틈을 파고들었다. LG전자는 2018년 물걸레 기능을 탑재한 ‘코드제로’를 출시하며 판을 흔들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삼성 제트(사진)를 출시하면서부터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다. 최근 무선청소기 시장의 성장세는 이들 브랜드들이 이끌었다.
삼성전자 제트 무선청소기는 특히 올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3월부터 6개월간 삼성 제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증가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올해 야심작으로 출시한 제트 전용 자동 먼지배출시스템 ‘청정스테이션’이 큰 영향을 미쳤다. 청정스테이션은 내부 공기압 차이를 이용해 먼지통에 쌓인 먼지를 간편하게 비워주는 제품이다. LG와 다이슨에 없는 기능이다. 개발팀은 청소기 성능 강화보다도 소비자들의 먼지 걱정에 초점을 맞췄다. 청소기를 사용하는 전 과정에서 먼지를 흡입할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자는 고민 끝에 해당 제품을 개발했다.
이 같은 기능은 입소문을 타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위생가전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져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제트를 구매한 소비자의 85% 이상이 청정스테이션을 함께 구입했다.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으로 여겨졌던 무선청소기는 대중화 스텝을 밟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 제품 대비 무게와 가격 부담을 20만원 이상 낮춘 ‘삼성 제트 스페셜에디션(SE)’를 출시했다. 이를 앞세워 LG전자를 넘어 무선청소기 시장의 강자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 제트는 지난해 5월 러시아 출시를 시작으로 현재 북미·중남미·유럽 등 21개 해외법인에 판매되고 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