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상반기 소액주주 90% ‘쑥’... ‘대주주 확대’ 여파 커질까

상반기, 100대 상장사 소액주주 89.1%↑
네이버·SK, 작년 연말대비 300% 급증해
양도세 회피 매도세, 증시 변동성 키울까

이달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상장사의 소액주주 수가 평균 9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 양도소득세가 부과 대상 대주주 기준이 크게 완화되면서 연말 개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작년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시가총액 1~100대 상장사(지난 8일 기준) 중 반기보고서에서 소액주주 현황을 공시한 23개 기업의 지분율 1% 미만 소액주주 숫자는 작년 말보다 평균 89.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더존비즈온(012510)(182.09%) 등도 같은 기간 소액주주가 2배 이상 불었다.


문제는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의 주식 보유액 기준이 올 연말을 기점으로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진다는 점이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주주 범위 확대로 새로 대주주에 포함되는 주주 수는 작년 말 기준으로 8만861명, 보유 주식 금액은 41조5,833억원으로 계산됐다.

그러나 이 같은 소액주주 급증을 고려하면 올 연말 새로 편입되는 ‘대주주’ 숫자는 작년 수치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예측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기관이 주식이 매도한 주식을 개인이 줄기차게 사들였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이 연초부터 이달 8일까지 순매수한 주식은 총 57조7,725억원(코스피 44조872억원·코스닥 13조6,853억원)어치다.

올 연말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의 순매도 행진은 과거보다 대폭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연말 개인의 대규모 순매도 패턴이 확인된다”며 “특히 이번에는 하향 조정폭이 크고 올해 주식시장에 유입된 개인 자금의 규모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시장의 개인 수급 영향력이 커진 만큼 대주주 지정 회피를 위한 일부 개인 자금의 움직임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며 “올해는 개인의 시장 방어 역할이 컸던 만큼 개인 수급이 흔들린다면 연말 대외 리스크와 맞물려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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