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삼지연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공연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뉴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여사가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9개월째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1일 조선중앙TV의 열병식 녹화 중계와 노동신문 보도사진 등을 보면 리 여사는 전날 자정에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리 여사는 앞서 2018년 2월 건군 70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바 있다. 올해는 당 창건 75주년으로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라는 의미 있어 열병식 참석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 여사는 이번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으면서 약 9개월째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나선 것은 지난 1월 25일 삼지연극장에서 설 명절 기념공연 관람이 마지막이다. 이후 사진이나 영상은 물론 북한 매체 글 기사에서도 리 여사에 관한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리 여사는 김일성·김정일 등 종전 북한 최고지도자의 부인과는 달리 주요 행사마다 남편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하며 금실 좋은 부부의 모습을 보여왔다.
문화행사뿐만 아니라 양덕군 온천지구 시찰이나 금강산 관광지구 시찰 등 경제 현장 시찰에도 동행했고, 지난해 12월 김정은 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말을 타고 백두산을 등정할 때 함께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곁을 지키던 리 여사가 올해 들어 9개월 째 공개석상에서 사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고려한 행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리 여사가 공개행사에 등장하지 않은 시점과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북한 당국이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한 시점이 겹친다. 특히 리 여사는 어린 자녀를 두고 있어 감염 위험이 큰 대외행사를 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 일정은 주로 홍수와 태풍피해를 입은 지역을 둘러보고 회의를 개최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는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리 여사를 동반하기에는 부적절한 성격의 공개 일정이 많았던 셈이다.
두문불출한 기간을 따져봤을 때 리 여사가 임신 및 출산 때문에 공개활동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 부부는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여사는 2016년에도 3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두문불출한 전례가 있으며 당시에도 임신·출산설이 제기된 바 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