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이 10일 자정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렸다고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이 열린 지난 10일 최근 자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미국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비판을 가하는 방식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이 아닌 조선중앙통신의 유엔총회 북한 대표 발언 보도를 택했다. 다음 달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의식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계속되고 있는 경제 제재 등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대표는 지난 6일 유엔총회 제6위원회의 ‘국제 테러 제거조치’ 토의에서 “일부 특정국가들은 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주권국가에 제멋대로 ‘테러지원국’ 딱지를 붙이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고 있으며 제도전복행위에 계속 매달리면서 반정부 테러 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그는 “그 누구도 반테러 투쟁이 특정 국가나 세력들의 정치적 목적 추구를 위한 공간으로 악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포괄적인 국제 반테러 협약에 강권과 전횡으로 주권 국가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하는 특정국가의 국가 테러 행위를 문제시하고 근절할 수 있는 조항들이 명백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권국가의 정권 교체를 목적으로 하는 국가 테러는 가장 엄중한 테러 행위”라며 “주권존중,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밝힌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유린”이라고도 덧붙였다. 북한이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이 발언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한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다가 2008년 해제한 뒤 또다시 2017년부터 재지정해왔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