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핵 전략무기 공개로 화답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ICBM 자체가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증거물이라고도 쏘아붙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화적 대남 메시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종전선언 촉구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목을 매나. 미국 본토를 타격할 ICBM을 세계에 공개한 핵보유국 북한에 어떻게 맞설 생각인가”라며 “종전선언하면 김정은이 핵과 ICBM을 포기하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부의 종전선언 추진이 얼마나 뚱딴지같고 엉뚱한지 모르겠다”며 “핵무기나 핵 운반수단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종전선언을 언급하며 북한을 가볍게 보는 것은 너무 잘못된 것이다. ICBM은 이 정권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물”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 대변인도 연이틀 논평으로 비판을 가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이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며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다시 뒤통수를 맞았다”고 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전날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경고 수준을 넘어 실제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종전선언과 핵무기의 공존은 가당치도 않고 더 이상 설득되지도 않는다”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서해상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여론을 고려한 듯 공식 대응은 삼갔다. ICBM과 관련해서도 성능 부분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만 했다. 다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남녘 동포들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는데 남북협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발언”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의지, 선제적 무력 사용을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더해 종전선언을 위한 미국 정치권 움직임도 고무적”이라면서 “결국 종전선언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임지훈·박진용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