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사랑하는 남녘 동포가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한 데 대해 “내년 이후 남북관계를 고려한 일종의 복선이 있다”고 12일 분석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인의 발언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선택하는 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의장은 “북한에서도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수 있는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 같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이 대북정책을 공시걱으로 추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게 되니까 놀 수는 없으니 지금부터 남쪽에 메시지를 보내서 북미 관계가 좋아질 때까지 남북관계라도 한 발 앞서 나가는 식으로 추진해 나가야겠다”라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평가했다.
정 부의장은 ‘미 대선 끝난 다음에 남북한의 뭔가가 있을 예정이냐’는 진행자 김어준씨의 질문에 “그걸 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 부의장은 “지난 7월 달에 들어선 새 외교안보팀이 꾸준히 북한을 노크하지 않았느냐”며 “그런데 그동안 나오지 못한 게 김 위원장의 표현을 빌린다면 보건위기,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만나는 것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걸 극복하고 나면 도리 없이 우리가 당신들과 협조할 필요가 있으니까 미리 준비해주십사 하는 그런 이야기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식 연설로 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또 김 씨가 ‘두 정상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만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정 부의장은 “있고 또 그래야된다”고 호응했다. 그는 “이번에는 10월 10일 날 그런 연설까지 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판문점으로 초청을 해서 여러 가지 사과 비슷한 걸 해야 될 일이 많이 있다. 6월 달에 연락사무소 폭파한 것도 있고. 우리 국민 정서가 지금 매우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씨와 정 부의장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민주평통 음란물 논란’에 대해선 묻지도 않고 답하지도 않았다.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의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민주평통이 의원실로 제출한 국감 자료 중에 업무와 전혀 관련없는 파일이 무더기로 전송됐다며 음원, 영화, 게임 관련 내용은 물론 제목을 말하기 어려운 불법 음란물까지 들어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승환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고 사과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