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 경희대 교수(왼쪽)와 권남훈 건국대 교수 /사진제공=각 대학
“두 학자 모두 경매이론을 크게 발전시켰지만 현실에서 경제학의 유용성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했습니다.”
김정유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윌슨과 폴 밀그럼에 대해 “일찌감치 노벨상을 예약한 석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스탠퍼드대 유학 당시 두 교수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
김 교수는 “윌슨 교수는 완전경쟁시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경제학계의 전통적 시각에 의문을 품고 소수의 경쟁기업 간 전략적 고려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과정에 관심을 갖고 경매방식을 연구했다”면서 “그의 노벨상 수상은 실천적·현실적 기여도를 평가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경매이론은 처음 등장할 때만 해도 단순 경제학 이론 중 하나로 형이상학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동통신 분야의 주파수 경매 등 경제 현장에서 다양하게 적용되자 두 교수의 업적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은 경매이론뿐 아니라 다양한 미시경제학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도 했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도교수였던 밀그럼에 대해 “동구권 개방 이후 1980~1990년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제도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를 미시경제학적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경영혁신에 따른 기업구조 변화 원인 등도 연구했다”고 말했다.
밀그럼 교수는 후학들에게 깐깐한 스승으로 유명했다. 권 교수는 “그에게 배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면서 “똑똑한 제자들은 잘 지도해줘 함께 연구하고 싶은 교수로 꼽혔지만 끝까지 어려워한 제자들도 많았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윌슨 교수에 대해서는 “다정한 호인으로 학생들을 항상 격려해줬다”며 웃었지만 밀그럼 교수에 대해서는 “학문적 기준이 매우 높고 제자들을 늘 긴장시켰던 분”이라고 기억했다. /조지원·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