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자산운용. /연합뉴스
금융사기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김재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 자신의 측근들을 스킨앤스킨 이사로 앉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스킨앤스킨 자산 150억원을 횡령한 의혹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 대표가 그 전부터 스킨앤스킨 경영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검찰에서 일관되게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스킨앤스킨 전직 이사들도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검찰은 스킨앤스킨 이모 회장을 공범으로 적시하고 그가 김 대표 및 윤석호 변호사 등 사건 핵심인물들과 어떤 관계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사표를 내고 변호사 개업을 한 거물급 전관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13일 법조계와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스킨앤스킨 이사회에 이사 3명 이상을 앉혔다. 이들 중 A이사는 김 대표의 부인과 윤 변호사 부인 이진아 전 청와대 행정관이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회사 셉틸리언으로부터 지난해 13억원을 투자받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상장사 업무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과거 자신이 도움을 줬던 이들에게 스킨앤스킨 이사직을 제안했다고 한다. A이사는 “옵티머스에 투자한 법인과 개인 일부가 스킨앤스킨으로부터 돈이 물린 일이 있어 김 대표가 관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스킨앤스킨은 자본 잠식에 빠져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었고, 이 상황에서 김 대표가 스킨앤스킨에 옵티머스 측 이사 3명을 선임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때 새로 선임된 이사 중에는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의 측근인 인물도 추가로 있었다고 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사기 핵심인물인 윤석호 변호사(왼쪽)가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김 대표와 윤 변호사 등 옵티머스 경영진이 스킨앤스킨에 지난해 10월부터 관여하게 된 경위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따르면 지난 10월 주주총회 후 6개월 정도가 지난 시점에서 김 대표와 유 변호사, 유현권 스킨앤스킨 고문은 스킨앤스킨이 마스크 유통업체 이피플러스에 150억원을 투자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함께 문서를 위조했다. 현재 김 대표는 스킨앤스킨 관련 의혹에 전혀 가담한 바가 없음을 일관되게 검찰에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대표의 추천으로 선임된 이사들도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 등으로부터 스킨앤스킨 의혹 관련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대신 스킨앤스킨 회장으로 있는 이모씨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지난 8월 유 고문을 기소할 때 공소장에 이씨를 공범으로 적시했다. 이씨는 지난 6월 이피플러스 150억원 투자를 할 때 직접 프레젠테이션(PPT) 발표를 하고 이피플러스에 들어간 돈이 어느 경로로 사용됐는지 등의 송금확인증을 이사들에게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송금확인증은 김 대표와 유 변호사, 유 고문 등이 위조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이씨 측은 거물급 전관인 송삼현 전 서울남부지검장을 변호사로 선임해 수사에 대응하고 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