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차 신상’과 ‘#오하운’을 좋아하는 ‘자본주의 키즈’의 ‘롤코라이프’.

소비 트렌드 분석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13일 공개한 오는 2021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다. 무슨 말인지 선뜻 알아듣기 어렵지만 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상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이들 신조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날 열린 화상간담회에서 2021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 열 가지를 공개하기에 앞서 “올해 미증유의 사태를 맞아 고민이 많았다”며 “코로나19와 같은 돌발 사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보다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예년처럼 띠 동물에 맞춘 트렌드 키워드들을 추려냈다. 내년 소띠 해를 맞아 김 교수가 추려낸 키워드는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 △브이노믹스(Coming of V-nomics) △레이어드 홈(Omni-layered Homes) △자본주의 키즈(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 △거침없이 피보팅(Best We Pivot) △롤코라이프(On This Rollercoaster Life) △#오하운(오늘하루운동·Your Daily Sporty Life) △N차 신상(Heading to the Resell Market) △CX 유니버스(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 △레이블링 게임(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 △휴먼터치(‘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의 첫 글자를 모은 조어다.

그는 “내년이 소의 해이고 현재 인류가 절실히 원하는 백신(VACCINE)의 라틴어 어원이 소(VACCA)이기도 하다”며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 시대, 트렌드 강화의 주체로서 ‘MZ세대’를 주목했다. 김 교수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 자본주의 논리가 체화된 세대로 이들이 바로 자본주의 키즈”라며 타인들과 어울려 짧은 유행을 빠르게 소비하는 이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삶을 즐긴다고 설명했다. 바로 ‘롤코라이프’다. 운동도 새로운 방식으로 즐긴다. 등산·골프 등 소위 ‘어르신 운동’이 이들 세대에서는 ‘#오하운’ 태그로 변형되고 있다. 중고에 대한 거부감도 없다. 여러 번 반복 소비돼도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면 그만인 ‘N차 신상’ 소비를 즐긴다. 김 교수는 “운동을 해도 남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과거 성적과 비교하는 등 자아 성장에 초점을 맞춘다”며 “중고 역시 환경과 재테크 개념으로 접근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바꿔 놓은 소비경제 시장에 대해서는 대면과 비대면이 업종 특성에 따라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는 이른바 ‘브이노믹스’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PC방의 음식 배달,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체험 비행 여행 상품 등장처럼 생존을 위한 ‘피보팅’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비대면과 기술의 발달에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손길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국은 ‘휴먼터치’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